생애 초기부터 벌어지는 생존의 불평등
10대 장애인의 사망률이 동일 연령대 전체 인구와 비교했을 때 무려 15.8배에 달하는 충격적인 수치를 기록했다. 10세 미만 영유아층은 9.2배, 20대 청년층은 8.1배의 격차를 보이며 생애 초기부터 생존을 둘러싼 불평등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극심한 격차는 취약계층을 보호해야 할 의료 서비스와 돌봄 인프라가 실질적인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국립재활원이 29일 발표한 ‘2024년 장애인 건강보건통계’를 분석한 결과, 장애인 사망률은 모든 연령대에서 일반 인구보다 높게 나타났다. 비교 기준이 되는 전체 인구 통계에 장애인 인구가 포함되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비장애인만을 대상으로 했을 때의 실제 사망률 격차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사망률 격차는 10대에서 가장 극명하게 나타났으며, 연령이 높아짐에 따라 점차 완화되는 경향을 보였다.
연령별로 뚜렷하게 갈리는 사망 원인
장애 아동의 사망 원인은 연령대에 따라 확연히 다른 양상을 띠었다. 10세 미만 장애 아동의 경우 ‘선천기형·변형 및 염색체 이상’(34.1%)이 가장 주요한 사망 원인으로 꼽혔으며, 암(18.2%)과 익사 또는 익수(9.1%)가 그 뒤를 이었다. 반면 10대 장애인 사이에서는 암이 33.3%를 차지하며 사망 원인 1위에 올랐는데, 이는 10대 사망자 3명 중 1명꼴에 해당한다. 10대에서는 선천기형·변형 및 염색체 이상(22.2%)과 자살(9.9%)이 뒤를 이었다.
20대에 접어들면 사망 원인의 중심축이 변화한다. 자살이 22.0%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며 1위로 올라섰고, 암(16.5%)과 선천기형·변형 및 염색체 이상(10.4%)이 주요 원인으로 나타났다. 전체 통계를 살펴보면 자살 문제의 심각성은 더욱 두드러진다. 2024년 기준 장애인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55.7명으로, 전체 인구의 자살률인 29.1명보다 1.9배 높았다. 지난해 자살로 생을 마감한 장애인은 총 1,465명으로, 이는 하루 평균 4.0명이 사망했다는 의미다. 특히 30대와 40대 장애인에게서도 자살이 암에 이어 사망 원인 2위를 기록해, 청소년기부터 성인기까지를 관통하는 정신건강 지원 대책이 시급함을 시사했다.
만성질환 속 높은 의료 문턱
건강 위험도는 매우 높지만, 이를 예방할 의료 서비스의 접근성은 여전히 낮았다. 장애인의 90.6%가 최소 하나 이상의 만성질환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반건강검진을 받은 비율은 63.4%에 그쳤다. 이는 비장애인의 수검률인 75.7%보다 12.3%포인트 낮은 수치다. 특히 중증장애인의 수검률은 53.7%로 절반을 겨우 넘겼으며, 뇌병변장애인은 43.5%를 기록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조기 발견을 위한 암검진 수검률 역시 46.4%에 머물러, 비장애인(59.6%)과의 격차가 13.2%포인트나 벌어지며 예방 의료 체계의 보완이 절실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