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사회, 기침 한 번에도 무너지는 뼈

단순히 기침을 하거나 택배 상자를 발로 미는 사소한 동작만으로도 뼈가 부러질 수 있다. 골밀도를 나타내는 T-스코어가 매우 낮은 환자들에게는 현실로 일어나는 일이다. 젊은 성인의 평균 골밀도와 비교한 수치인 T-스코어가 음수 방향으로 낮아질수록 골절 위험은 급격히 상승한다. 대한골대사학회는 T-스코어가 -3.0 미만인 상태를 골다공증 골절 '초고위험군'으로 규정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면서 골다공증 환자 규모가 빠르게 커지고 있다. 2025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50세 이상 인구 중 골다공증 유병률은 남성 3.6%, 여성 21.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척추 골절 환자의 경우 1년 이내 사망률이 약 22%에 육박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정형외과 전문의 최성훈 한양대학교병원 교수는 척추 골절의 예방과 치료 방안에 대해 심도 있는 견해를 밝혔다.

척추 골절의 연쇄 반응과 일상의 붕괴

최성훈 교수는 척추가 여러 마디로 연결된 구조적 특성상, 특정 부위에 골절이 발생하면 척추 전반이 약해져 다른 마디로 골절이 전이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경고했다. 최근 임상 현장에서는 80~90대 고령 환자가 급증하며 '초초고령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가벼운 낙상이나 엉덩방아만으로도 골절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를 방치해 두 번째나 세 번째 골절이 나타난 뒤에야 병원을 찾는 사례가 많아 안타까움을 더한다.

골절이 반복되면 등이 굽는 척추 변형이 진행될 뿐만 아니라, 만성 통증으로 인해 걷기, 옷 입기, 허리 숙이기 같은 기초적인 일상 동작조차 불가능해진다. 이는 환자 개인의 신체적 고통을 넘어 독립적인 생활 능력을 상실하게 만들며, 결과적으로 가족들의 돌봄 부담을 가중시켜 사회적 문제로 확산될 수 있다.

4년 내 24% 재골절…'순차 치료'가 핵심

첫 척추압박골절 이후 재골절이 발생하는 위험은 매우 치명적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첫 골절 발생 후 4년 이내에 환자 4명 중 1명꼴인 24.4%가 다시 척추압박골절을 경험했다. 특히 첫 골절 직후 수개월 사이 재골절 위험이 급격히 높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이는 골절 자체로 인한 뼈의 강도 저하와 통증으로 인한 활동량 감소, 균형 능력 저하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최 교수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 수술과 약물치료를 병행하는 전략을 강조했다. 수술이 이미 발생한 골절을 해결한다면, 약물은 향후 발생할 골절을 막는 예방적 성격을 띤다. 최근에는 기존의 골흡수억제제 중심 치료에서 벗어나, 새로운 뼈 형성을 돕는 '골형성촉진제'를 먼저 사용하고 이후 골흡수억제제로 전환하는 '순차 치료'가 주목받고 있다. 골형성촉진제로 골밀도를 선제적으로 높인 뒤, 높아진 수치를 유지하는 방식이다.

90세 환자도 가능케 한 적극적 치료 전략

실제 사례로 최 교수는 90세 여성 환자의 경우를 언급했다. 평소 건강했던 이 환자는 척추 골절 이후 시술을 받았음에도 약한 골밀도 탓에 뼈가 계속 무너져 내려 결국 신경 압박 부위를 제거하고 척추를 고정하는 수술을 진행했다. 이후 골형성촉진제 치료를 병행하며 재활에 성공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부갑스선호르몬 제제나 골형성 및 골흡수를 동시에 조절하며 높은 골밀도 증가 효과를 보이는 로모소주맙 등이 사용되고 있다.

최 교수는 골다공증 관리를 위해 평소 칼슘과 비타민D를 적절히 섭취하고, 걷기 같은 체중부하 운동과 근력 운동을 꾸준히 실천할 것을 당부했다. 한 번의 골절이 삶의 질을 송두리째 바꿀 수 있는 만큼, 재골절이 발생하기 전 선제적인 예방과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