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부가 패널 중심의 매출 성장 전략
삼성디스플레이가 내년도 사업 전략으로 폴더블폰을 포함한 플래그십 제품군의 패널 비중을 높이고, IT 8세대 라인의 램프업(생산량 확대)을 통해 패널 판매량을 증대시키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29일 진행된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삼성디스플레이는 2027년까지 이어질 수 있는 시장의 불확실성과 수요 약세에 대비해, 고부가가치 제품군을 중심으로 매출 성장을 이끌어내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특히 스마트폰 분야에서는 상대적으로 견조한 수요가 뒷받침되는 폴더블폰 등 프리미엄 제품의 비중을 확대하는 한편, IT 8세대 라인의 가동률을 높여 제품 라인업을 강화하고 판매를 늘려갈 방침이다.
스마트폰 시장의 판도 변화와 대응
이러한 삼성디스플레이의 전략은 주요 고객사인 삼성전자의 사업 방향과 애플의 폴더블 시장 진입 계획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최근 수익성 악화로 인해 중저가폰 물량을 줄이는 추세다. 가격 민감도가 높은 중저가 모델의 경우, 급등하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을 흡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네트워크사업부는 지난 2분기 7,000억 원, 3분기 6,00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고전했다. 삼성전자는 당초 갤럭시 A 시리즈의 연간 출하량을 1억 2,000만 대 수준으로 잡았으나, 최근 이를 1억 대 내외로 하향 조정했다. 대신 내년 상반기 플래그십 갤럭시 시리즈를 기존보다 1종 늘린 4종으로 구성하고 폴더블폰 출하량도 확대할 계획이다.
반면 애플은 폴더블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주 첫 번째 폴더블폰인 '아이폰 듀오'를 선보인 애플은 내년에도 폴더블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애플의 폴더블폰 출하량 목표치는 올해 600만 대에서 내년 1,000만 대 중반 이상으로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와 내년 모두 애플의 폴더블 패널을 공급할 예정이다. 프리미엄 제품군이 주를 이루는 아이폰의 특성상 삼성디스플레이에는 기회 요인이 될 수 있다.
폴더블 대중화와 IT 라인업 확장
삼성디스플레이는 컨퍼런스콜 질의응답을 통해 올해 폴더블 신제품들이 얇은 디자인과 향상된 내구성으로 시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고 평가했다. 2027년에는 디스플레이 주름 개선과 강도 보강을 통해 폴더블폰의 대중화를 준비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패널 출하량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공지능(AI) 기능의 확산과 대화면·휴대성을 동시에 잡은 폴더블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메모리 가격 급등에 따른 세트 가격 인상과 수요 위축 가능성도 함께 고려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질문에 대해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를 중심으로 답변을 진행했다.
현재 삼성디스플레이의 폴더블 패널 공급처는 삼성전자를 필두로 애플과 중국 업체들이 뒤를 잇고 있다. 샤오미, 오포, 비보 등 중국 업체들도 프리미엄 시장 비중을 높이는 추세다. 삼성디스플레이의 IT 8세대 라인업 강화 계획은 현재 1개 라인만 가동 중인 시설을 내년에 2개 라인 모두 본격 가동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8세대 라인은 8.6세대 유리 원판을 사용하며 월 1만 5,000장의 생산 능력을 갖췄다. 2023년 투자 발표 당시 삼성디스플레이는 2026년부터 14.3인치 기준 연간 1,000만 대 규모의 생산이 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대형 디스플레이 및 실적 현황
IT 제품군 외에도 삼성디스플레이는 OLED 모니터와 게이밍 모니터를 중심으로 손익 개선을 추진한다. 애플의 최신 맥북 프로 2종에 탑재된 패널 역시 삼성디스플레이가 생산하며, 해당 제품에는 발광층을 두 층으로 쌓는 탠덤 구조가 적용되었다. 또한 삼성전자가 83인치 대형 패널 조달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도 전해졌다. 기존 라인업이 55, 65, 77인치 중심이었던 것과 달리, 24인치 모니터용과 83인치 TV용 제품이 추가되며 라인업이 더욱 다양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기존 최대 크기였던 97인치를 넘어 111인치 제품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올해 3분기 실적은 매출 8조 원, 영업이익 1조 1,00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000억 원씩 감소한 수치이나, 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5,000억 원, 영업이익은 4,000억 원 증가하며 반등의 기미를 보였다. 올해 연간 설비투자 규모는 기존보다 1조 1,000억 원 늘어난 3조 9,000억 원으로 전망된다. 회사 측은 기존 생산라인을 보완하기 위한 투자가 늘어남에 따라 시설투자액이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