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주체 변경이 기본권 침해인가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없앤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두고 피의자가 제기한 헌법소원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각하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수사권의 주체가 전환되었다고 하더라도 피의자의 기본권이 침해되는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13일 헌법재판소는 청구인 A씨가 형사소송법 제196조 삭제 부분 및 제197조의2에 대해 제기한 위헌확인 소송을 각하했다. 각하란 소송의 요건이 미비하거나 청구가 부적법할 때 본안 심리에 들어가기 전 절차를 종료하는 조치다.
개정법의 핵심과 피의자의 주장
지난 8월에 시행된 개정 형사소송법은 기존에 검사의 보완수사 권한을 명시했던 제196조를 삭제했다. 그 대신 제197조의2를 신설하여, 검사가 사법경찰관에게 보완수사를 요청하는 방식으로만 권한을 행사하도록 규정했다.
조세범죄처벌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던 A씨는 검찰 조사를 받던 중 법 개정으로 인해 수사 주체가 경찰로 바뀌게 됐다. 이에 A씨는 수사 주체를 변경하는 법 조항이 적법절차 원칙을 위반하고 있으며, 신체의 자유와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헌재의 판단 근거와 향후 전망
헌법재판관들은 이번 청구에 대해 전원 일치로 각하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법률이 변경되었다는 사실만으로 피의자인 A씨에게 기본권 침해와 같은 불이익이 발생했다고 보지 않았다. 헌재는 개정된 법이 검사와 사법경찰관 사이의 수사권 배분을 다룬 규정일 뿐이라고 설명하며, 권한 배분 방식이 달라졌다고 해서 청구인의 법적 지위나 권리·의무에 실질적인 불이익이 생기기는 어렵다고 명시했다.
또한 검사가 보완수사 요구만 할 수 있도록 제한한 조항에 대해서도 검사와 사법경찰관 간의 내부적인 사건 처리 방식을 규정한 것에 불과하다고 보았다. 이는 청구인의 법적 지위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으므로 기본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없다는 것이 헌재의 설명이다.
한편 헌재는 형사소송법 개정과 관련된 헌법소원과 권한쟁의심판 대부분을 각하해 왔다. 다만 국민의힘이 지난 8월 제기한 헌법소원은 여전히 본안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국민의힘은 해당 개정법이 신체의 자유와 적법절차 원칙, 그리고 신속하고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고 맞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