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에 생명력을 입히는 '루드봇'의 등장
사람에게 먼저 말을 건네고, 넘어졌을 때 스스로 일으켜 달라고 몸부림치며 도움을 요청하는 이족보행 로봇이 공개됐다. 단순한 반복 동작을 넘어 캐릭터 특유의 성격과 목소리를 구현해 인간과 정서적 교감을 나누도록 설계된 소형 로봇 '루드봇'이다. 과학·공학 콘텐츠 스튜디오인 '긱블'을 운영했던 박찬후 대표가 설립한 루드다이나믹스는 이 기술력을 바탕으로 지자체와 기업의 홍보 및 마케팅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이들은 공공 및 교육 분야를 시작으로 공연, 팝업스토어, 나아가 매장 내 무인 판촉 시장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지난 29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서 진행된 시연회에서 박찬후 대표는 루드봇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박 대표는 서빙이나 물류용 대형 로봇은 낙상 시 작업 중단이라는 큰 사고로 이어지지만, 루드봇은 넘어지면 바둥거리며 사용자의 관심을 끈다고 설명했다. 지난 3월 법인명을 루드다이나믹스로 변경하며 피지컬 인공지능 기반의 캐릭터 로봇 사업에 본격 진출한 박 대표는 이날 종로구의 '종돌이'와 고려대학교 메이커스페이스의 금연 캠페인 캐릭터 '담돌이' 외피를 입은 로봇을 선보였다. 특히 취재진이 카메라를 비추자 로봇이 몸을 틀며 "사진 잘 나왔어?"라고 묻는 등 능동적인 반응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하드웨어에 종속되지 않는 소프트웨어 플랫폼 기술
루드봇은 높이 70~100cm, 무게 7kg 내외의 12자유도 기체를 기반으로 하며, 표준 기체 위에 맞춤형 스킨과 폼 블록을 씌워 제작된다. 고객사의 2D 또는 3D 캐릭터 IP를 적용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시안 확정 후 45일 이내로 매우 짧다. 루드다이나믹스의 핵심 경쟁력은 특정 기기에 얽매이지 않는 소프트웨어 플랫폼 '록스(ROX)'에 있다. 박 대표는 글로벌 제조사들이 막대한 자금을 들여 하드웨어를 개발하지만, 부품 단가 하락 시 연구개발비가 매몰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하며, 어떤 로봇 기체가 나오더라도 즉시 적용 가능한 '하드웨어 애그노스틱' 체계를 지향한다고 밝혔다.
'페르소나 인젝터' 기술을 활용하면 공장에서 출고된 로봇에 캐릭터의 음성과 동작 시나리오를 수십 분 만에 주입할 수 있다. 사업을 총괄하는 이세형 이사는 캐릭터 로봇 시장이 기존의 서빙·물류 로봇과는 완전히 다르다고 설명했다. 지자체나 기업이 마스코트나 인형탈 인력을 운영하는 비용을 대체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또한 기체가 교체되더라도 록스에 저장된 캐릭터의 고유한 페르소나와 기억은 영구적으로 보존된다는 점이 강점이다.
2028년 무인 판촉 시장 및 리테일 혁신 목표
현재 루드다이나믹스는 공공과 교육 시장에서 실적을 쌓아가고 있다. 이미 교육 기관에 2대를 납품했으며, 민간 기업과의 계약을 포함해 총 8대를 공급한 상태다. 제품 가격은 공공기관의 수의계약 범위인 2,000만 원 안팎으로 책정되었으며, 초기 도입 부담을 줄이기 위해 24개월 약정의 반납형 임차 모델과 월 10만 원 미만의 구독형 케어 서비스를 병행한다. 회사는 1단계 공공·교육 시장을 거쳐 2단계 엔터테인먼트 마케팅, 그리고 2028년 하반기에는 관리자 없이 스스로 고객을 모으는 '제로 오퍼레이터' 기반의 리테일 시장 진입을 목표로 삼고 있다.
박찬후 대표는 연내 신규 투자 라운드 마무리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확보된 자금의 70% 이상을 영업과 마케팅, 그리고 양산 체계 구축에 투입할 방침이다. 박 대표는 월 매출 5억 원 규모를 달성해 안정적인 흑자 구조를 만든 뒤, 자력으로 상장(IPO)에 도전하겠다는 중장기적인 로드맵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