핼러윈 소품이 불러온 불안과 법적 공백

온라인 쇼핑몰에서 '핼러윈 코스튬'을 검색하면 전기톱 분장이나 피가 묻은 식칼, 해골 낫, 그리고 정교한 무사 장검 같은 소품들이 쉽게 발견된다. 유령이나 괴물 형태의 기괴한 복장은 매년 핼러윈데이(10월 31일)마다 판매되는 단골 품목이지만, 최근 발생한 흉기 난동 사건 이후 시민들의 공포심을 자극하는 요소로 변했다. 시민들의 불안을 잠재워야 하는 일선 경찰들은 이러한 소품들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몰라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서울 소재 한 지구대에 근무하는 ㄱ경찰관은 흉기 모양의 소품이 시민들에게 심리적 불안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신경을 쓰고 있으나, 구체적으로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에 대한 지침이 부재하다고 토로했다.

경찰의 특별대책과 현장 통제의 한계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은 10월 23일부터 11월 1일까지를 핼러윈 특별대책 기간으로 설정했다. 이에 따라 매년 수많은 인파가 몰리는 홍대, 이태원, 명동, 성수, 익선동 지역에 기동대 등 총 4,594명의 인력을 배치하여 치안 유지와 인파 관리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번 대응의 핵심은 최근 인천 구월동에서 발생한 흉기 난동 사건 등으로 인해 높아진 시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것이다. 고범석 서울경찰청장은 지난 23일, 핼러윈 기간 중 시민들의 불안을 방지하기 위해 총기나 칼, 혹은 경찰복을 모방한 코스프레 소품 착용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하며, 현장 경찰관의 통제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 경찰이 흉기 모사 소품을 강제로 제지할 법적 근거가 없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서울 지역 ㄴ기동대원은 위험해 보이는 소품을 발견하더라도 명확한 근거가 없어 계도조차 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밝혔다. 서울의 ㄷ경찰관 역시 단속을 요구하는 민원이 들어오기도 하지만, 실질적으로 조치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현재 경찰이 제재할 수 있는 범위는 '경찰 제복 및 경찰장비의 규제에 관한 법률'에 따라 일반인의 착용이 금지된 경찰 제복 정도에 한정된다. 흉기 모양 소품에 대해서는 법적 규정은 물론 내부적인 대응 지침도 마련되어 있지 않다.

안전 확보를 위한 실질적 대책 필요성

ㄹ경찰관은 위험해 보이는 소품을 발견하면 수색을 통해 실제 흉기가 들어있는지 확인하고 있으나, 시민들이 협조하지 않거나 단순히 불안감을 준다는 이유만으로 영장 없이 압수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결국 현재로서는 순찰을 지속하는 것 외에 뚜렷한 대안이 없는 상태이며, ㄱ경찰관 역시 실제 흉기로 판명될 경우에만 법대로 처리하라는 지침을 받았다고 전했다. 2021년 일본 도쿄에서 조커 분장을 한 남성이 흉기 난동과 방화를 저질렀던 사례처럼, 이러한 소품은 단순한 장난을 넘어 공포를 유발할 수 있다. 이웅혁 건국대 교수(경찰학)는 유사 흉기 코스프레가 시민들을 놀라게 해 2차적인 인파 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고 경고하며, 현수막 등을 통한 적극적인 홍보와 함께 경찰, 구청, 행사 주최 측이 협력하여 단속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