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부터 노동시장까지 번지는 인구 감소 충격

저출생 현상으로 인한 인구 감소의 여파가 초등학교를 시작으로 대학과 병역, 그리고 노동시장에 이르기까지 사회 전반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제기됐다. 2021년생이 대학에 진학할 2040년경에는 대학 신입생 수가 현재의 수도권 대학 정원 수준인 19만 명대로 급감하며, 현역 입영 가능 자원 또한 14만 명 선까지 내려앉을 것으로 보인다.

기획예산처는 지난 29일 국회미래연구원과 협력하여 ‘인구구조 변화, 대한민국의 미래와 대응 방향’을 주제로 한 세미나를 진행했다. 이번 행사는 정부가 구상 중인 ‘2045 중장기 국가발전전략’의 일환으로 기획되었으며, 인구 구조의 격변이 국가 시스템에 미칠 파급력을 분석하고 이에 따른 국가적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소집되었다.

이날 발표에 나선 민보경 국회미래연구원 연구기획실장은 ‘인구절벽의 현실: 출생아 수 감소와 데이터로 본 사회 변화’라는 주제를 통해 저출생의 여파가 교육과 국방, 경제 활동 등 사회의 각 영역에 시차를 두고 차례로 나타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로 국내 출생아 수는 2015년 43만 8000명에서 2023년 23만 명으로 줄어들며 8년 만에 약 48%의 급격한 감소세를 기록했다.

학령인구 급감과 대학 정원 규모의 축소

인구 감소의 충격은 생애주기에 따라 초등학교에서 시작되어 대학, 군대, 노동시장 순으로 전이될 것으로 분석된다. 가장 먼저 타격을 입는 곳은 초등학교다. 2027년부터는 초등학교 전 학년이 2015년 이후 출생자들로 채워지면서 학령인구의 감소가 더욱 가속화될 예정이다. 초등 학령인구는 2015년생이 입학했던 2022년 270만 명에서, 2023년생이 입학하는 2030년에는 161만 명까지 떨어지며 약 40%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대학가 역시 신입생 감소라는 거대한 파도를 피할 수 없다. 2025년 기준 대학 입학정원은 44만 9000명에 달하지만, 2024년의 대학 진학률인 73.6%를 대입해 보면 2016년생이 대학에 가는 2035년의 예상 입학생은 29만 9000명 수준에 머물 전망이다. 특히 2021년생이 대학에 진학하는 2040년에는 입학생 수가 19만 2000명까지 추락하여, 지난해 수도권 대학 입학정원인 18만 1000명과 유사한 규모로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병력 부족과 노동력 위기, 그리고 지역 격차

국방 분야의 인력난도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21만 3000명이었던 현역 입영 가능 인구는 2040년에 이르면 14만 1000명으로 약 34% 감소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각 연도 20세 남성 인구에 2025년 현역 판정률인 89%를 적용한 수치다. 2040년은 2차 국방개혁의 목표인 상비병력 50만 명을 달성해야 하는 시점인 만큼, 병력 확보를 위한 어려움이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계와 노동시장도 인구 구조 변화의 영향권에 있다. 고령층의 경제활동 참여가 늘어나면서 경제활동인구는 2027년 2949만 명까지 일시적으로 증가했다가 이후 감소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반면 19~34세 청년 인구는 2020년 1096만 명에서 2072년 451만 명으로 약 59%나 급감해 노동력 부족과 내수 시장 위축을 초래할 위험이 크다. 여기에 청년층이 수도권으로 쏠리면서 비수도권 지역의 생활 인프라가 무너지는 ‘생활 사막화’ 현상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박홍근 기획처 장관은 개회사를 통해 인공지능(AI)과 같은 첨단 기술의 적극적인 도입과 현실적인 이민 정책 정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 장관은 과거 인구 증가를 당연한 전제로 설계되었던 기존의 제도와 관행들이 미래에도 지속 가능한지 면밀히 재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