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에 이어 SK하이닉스까지 올해 3분기(7~9월)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경이로운 실적을 달성했다. 두 기업의 합산 영업이익은 단 한 분기 만에 200조 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최근 투자 시장에서는 인공지능(AI) 기술의 실질적인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과 중국 메모리 업체들의 추격 가능성이 제기되며 투자 심리가 위축되는 모습이다. 그러나 양사는 압도적인 글로벌 선두권 실적을 증명하며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있으며, 업계에서는 메모리 호황기가 2030년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낙관론을 내놓고 있다.

SK하이닉스, 영업이익률 80% 달성하며 '어닝 서프라이즈' 기록

SK하이닉스는 28일 공시를 통해 연결 기준 3분기 매출 104조 6155억 원, 영업이익 83조 3338억 원을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28%와 632% 급증한 수치로, 환율 하락에 따른 부담을 고려한 시장 전망치(매출 98.2조 원, 영업이익 76.9조 원)를 약 8%가량 상회하는 기록적인 성과다. 이로써 SK하이닉스는 지난 작년 2분기부터 시작해 총 6개 분기 연속으로 실적 신기록을 갈아치우는 행보를 이어가게 됐다.

특히 수익성을 나타내는 핵심 지표인 영업이익률은 80%에 도달했다. 이는 직전 분기의 최고치를 3%포인트 상회한 결과로, 미국의 마이크론과 더불어 글로벌 메모리 시장의 최상위권을 점유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앞서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 글로벌 빅테크 기업 중 처음으로 영업이익 100조 원 시대를 열었다. 삼성전자의 잠정 매출은 195조 원, 영업이익은 107조 4000억 원으로 집계되었으며, 이는 전년 대비 각각 126.6%와 782.5%라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나타낸다.

결과적으로 '삼전닉스'의 3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190조 7338억 원에 달한다. SK하이닉스는 이번 분기 한 번의 성과만으로 작년 연간 영업이익인 47.2조 원의 약 1.8배를 벌어들였으며, 삼성전자는 2023년부터 작년까지 3년 동안 거둔 총 영업이익보다 24조 5000억 원가량 더 많은 이익을 이번 분기에만 기록했다.

2029년까지 D램·HBM 물량 완판, '공급자 우위' 시장 형성

AI 기술이 단순 답변형 모델을 넘어 능동적인 에이전트로 진화하고, 로봇과 결합한 피지컬 AI 시대가 열리면서 반도체 산업의 미래는 더욱 밝아질 전망이다. AI 핵심 부품인 반도체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디램과 낸드플래시의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으며, 특히 대량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분야에서 두 기업이 기술 주도권을 쥐고 있다는 점이 성장의 동력이다. 엔비디아의 첨단 AI 가속기에 탑재되는 6세대 HBM4 역시 3분기부터 본격적인 실적 기여가 시작됐다.

SK하이닉스는 실적설명회에서 기존에 확보한 장기공급계약(LTA) 물량과 현재 진행 중인 고객사 협의 내용을 종합할 때, 2029년까지 향후 3년간의 D램 및 HBM 수요가 사실상 모두 매진(Sold out)된 상태라고 밝혔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메모리 칩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려는 '공급자 우위' 시장 환경 덕분에 장기 계약이 이어지고 있다. SK하이닉스에 따르면 주요 고객사와 체결한 LTA 물량은 내년과 2028년 전체 생산 능력의 50%를 넘어서며, 현재 14곳의 주요 고객사와 계약을 맺었으며 일부와는 5년의 계약 기간을 연장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메모리 공급 부족 지속될 것… 중국 추격은 위협 아냐

시장 일각에서 제기되는 '반도체 피크아웃' 우려에 대해 SK하이닉스는 2030년까지 공급 부족이 이어질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김우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AI 인프라 투자가 특정 소수 기업의 단계를 지나 기업과 국가 단위로 투자 주체가 확장되는 국면에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박준덕 디램 마케팅 담당 역시 특정 주체의 투자 속도 조절이 있더라도 다른 주체의 수요가 이를 보완하는 구조로 시장이 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업체들의 기술 추격에 대해서는 실제 양산 경쟁력이 핵심인 만큼 당면한 위협이 아니라는 자신감을 보였다.

삼성전자 또한 29일 실적설명회를 통해 메모리 수요 폭증에 따른 HBM 판매 현황을 구체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국내 증권사들은 양사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을 삼성전자 371조 5600억 원, SK하이닉스 262조 6800억 원 수준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2028년에는 각각 622조 원과 434조 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