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사 실적 반등과 소재사 향후 전망

국내 배터리 셀 제조사들이 최근 실적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소재 기업들은 여전히 적자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엄기천 한국배터리산업협회(KBIA) 회장 겸 포스코퓨처엠 대표이사는 29일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 호텔에서 개최된 '제6회 배터리 산업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업계 현황을 전했다. 엄 회장은 미국 내 인공지능(AI) 데이터 센터 확충에 따른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 증가와 유럽 전기차 시장의 급격한 팽창이 셀 기업들의 실적 개선을 이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러한 긍정적인 흐름이 내년에는 국내 소재 기업들에게도 전이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엄 회장은 업계의 완전한 회복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올해 2분기와 3분기를 거치며 이익을 기록 중인 셀 제조사들이 나타나고 있지만, 상당수 소재사는 여전히 적자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정부가 추진 중인 국내 생산 촉진을 위한 세제 지원책에 배터리 업계가 포함된 것에 대해서는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도, 영세한 회원사들을 위해 미국식 '현금 직접 환급' 방식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협회 차원에서 국회 및 산업통상자원부와 협력해 실질적인 지원책이 마련되도록 노력하겠다는 방침이다.

협회 내부 논란에 대한 개혁 의지

협회 내부를 둘러싼 잡음과 관련해서는 강한 개혁 의지를 피력했다. 최근 불거진 연구개발(R&D) 인건비 부정 수령 의혹과 성비위 문제 등 조직 운영상의 논란에 대해 엄 회장은 이를 매우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협회가 회원사들을 위해 완전히 새로워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향후 2~3개월간 제3의 전문 기관을 통해 조직의 문제점을 면밀히 진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바탕으로 조직 개편을 단행해 잘잘못을 가리고, 진정으로 회원사를 대변하는 협회로 거듭나겠다는 구상을 설명했다.

정부의 강력한 지원책 및 산업계 수상 현황

정부 역시 국내 배터리 기업들의 위기 상황에 공감하며 적극적인 대응을 약속했다. 이민우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성장실장은 축사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 기업의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는 현실을 짚으며, 공급망 리스크 관리와 보급형 배터리의 가격 경쟁력 확보가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이 실장은 국내 생산 촉진 세제 등 지원 방안을 검려 중이며, 이러한 대책이 임시방편에 그치지 않도록 업계와 긴밀히 협력해 연내에 실효성 있는 지원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자들에 대한 시상도 진행됐다. 이강명 성일하이텍 대표이사는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사업 개척과 핵심 광물 회수 기술의 국산화를 주도한 공로를 인정받아 은탑산업훈장을 수여받았다. 에코프로비엠의 최문호 대표는 하이니켈 양극재의 기술 자립과 글로벌 생산 거점 구축에 기여해 산업포장을 받았으며, SK온의 신영기 부사장은 해외 생산 기지 구축 시 국산 장비 채택률을 90% 이상 유지하며 국내 소부장 산업의 경쟁력을 높인 점을 높게 평가받아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이외에도 17명의 유공자가 국무총리 및 산업부 장관 표창을 받으며 자리를 빛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