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에 싸인 산학연 지원책과 검증 불가한 운영 방식
인공지능(AI) 연구개발의 핵심 인프라 역할을 수행할 국가AI컴퓨팅센터가 산학연 협력을 위한 세부 지원 조건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고성능 컴퓨팅 자원을 제공하는 이 센터는 당초 대학과 연구소, 그리고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GPU 이용료 할인 등 다양한 혜택을 약속했으나, 구체적인 실현 방안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입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산학연 대상의 요금 할인율이나 이용권 배정 같은 구체적인 지원 조건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았습니다. 정부 측은 실시협약에 포함된 비밀유지 조항을 근거로 내세웠으나, 이로 인해 수혜 대상과 조건, 규모를 파악하려는 국회 차원의 검증 작업이 가로막혔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은 대학과 중소기업 등이 이용할 수 있는 물량과 가격 정보가 영업비밀이라는 이유로 숨겨져서는 안 된다며, 국회에 최소한의 내용은 밝혀야 하고 계약 단계에서부터 이러한 사항들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낮아진 공공 지분율과 불투명한 정책 이행 담보
AI 개발의 필수 자원인 GPU의 공공 부문 배정 비율과 국산 AI 반도체 활용 지원책 역시 운영법인이 향후 검토할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특히 센터의 공공 지분율은 두 차례의 공모 유찰을 거치며 기존 51%에서 29%로 하락한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운영법인은 국정감사나 감사원의 직접적인 감사 대상에서 제외되지만, 정부는 상법에 근거해 의사결정에 참여함으로써 정책 목표 달성과 공공성을 확보하겠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이사회 구성 방식과 주요 안건의 의결 요건, 그리고 정책 목표 미이행 시 취해질 조치 등에 대해서도 정부는 계약상 비밀유지를 이유로 상세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총 4,00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되며 이 중 1,160억 원은 공공자금으로 충당되는 만큼, 지원 조건부터 정책 이행을 담보할 장치까지 불투명한 운영 방식이 국내 AI 생태계 활성화라는 본래의 목적 달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