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술이 인간의 감성을 결합하며 일상생활의 영역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반려동물의 마음을 읽어 소통을 돕는 번역기부터 아이들의 언어 학습을 돕는 로봇까지, AI는 단순한 도구를 넘어 정서적 교감의 대상으로 진화 중이다. 이는 화려한 동작을 선보이지만 실용성이 낮은 기존 휴머노이드 로봇과는 차별화된 행보를 보여준다.
반려동물의 의도를 읽는 AI 번역기
지난 26일부터 27일까지 첨단 기술 기업의 중심지인 중국 저장성 항저우시 위항구를 방문해 실생활 밀착형 AI 기술을 확인했다. 올해 1월 설립된 스타트업 피피워 테크는 AI 기반의 실시간 반려동물 번역기를 선보였다. 손가락 두 마디 크기의 이 기기를 반려동물의 목걸이에 부착하면, 기기가 소리를 분석해 동물의 감정과 의도를 파악한다.
실험 영상에 따르면, 문 앞에 선 고양이가 울면 번역기는 주인에게 "밖으로 나가서 뒹굴며 탐험하고 싶어요"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또한 주인이 들어올 때 꼬리를 흔드는 강아지의 흥분 상태를 감지해 "당신이 와서 너무 기분이 좋습니다. 어서 와서 같이 놀아주세요"라고 음성을 내보내기도 한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불쾌함도 포착한다. 고양이가 기분이 좋지 않을 때 기기는 "나는 지금 기분이 좋지 않아요. 혼자 내버려 두세요"라고 말하며, 사람이 건드리면 앞발로 손을 쳐내는 행동을 보인다.
두자춘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이 장치가 마이크와 컴퓨터 칩, 통신 칩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설명했다. 대규모 언어모델(LLM)을 활용해 소리에 담긴 감정을 분석하고 음성으로 변환하는 방식이다. 피피워 테크는 약 100만 개의 데이터와 전문가 연구를 투입해 감정 인식 정확도를 94.6%까지 끌어올렸다. 알리바바 출신의 LLM 연구원들이 설립한 이 회사는 커피 시장보다 1.3배 큰 반려동물 시장을 공략하고 있으며, 이미 전 세계적으로 2만 대의 판매고를 올렸다.
리징위안 최고경영자(CEO)는 현재의 소리 기반 분석을 넘어 향후 행동 패턴까지 분석해 정확도를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내년에는 질병 진단 모델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들은 AI가 미래에 직장에서는 동료로, 일상에서는 친구로 자리 잡을 것이라 전망한다.
교감을 나누는 반려 로봇의 등장
항저우 로봇학교가 위치한 위항구 윈먼공원의 '미래생활체험관'에서는 정서적 교감을 목적으로 한 로봇들을 만날 수 있었다. 만화 캐릭터를 닮은 반려로봇 '시시(西西)'는 아이들이 안아주면 눈을 맞추며 반응한다. 일본 디자이너 팀이 10년간 개발한 이 로봇은 얼굴 인식 기능이 있어 상대에게 집중하며, 코를 만지면 눈을 찡긋하거나 쓰다듬으면 잠을 자는 등 섬세한 반응을 보인다. 업체 측은 아이들뿐 아니라 독거노인이나 청년들의 정서 안정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판다를 닮은 '팡다'라는 로봇은 세계 최초의 능동형 감정 교감 로봇으로 소개되었다. 사람이 먼저 말을 걸기 전에 로봇이 먼저 다가와 인사를 건네는 사교성을 갖췄다. 중국 저장성이 자체 개발한 이 로봇은 언어 학습에 특화되어 중국어와 영어로 대화가 가능하다. 특히 사용자의 연령대에 맞춰 단어와 표현을 선택하는 능력을 갖췄으며, 질문에 답변하는 기능도 제공한다. 또한 사람의 체온과 유사한 37도를 상시 유지하며 친밀감을 높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