칩 한계 넘는 '모듈형' 양자컴퓨터의 가능성

IBM 연구진이 120큐비트 규모의 양자 칩 두 개를 케이블로 연결하여 칩 사이를 넘나드는 양자 연산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양자컴퓨터의 성능은 정보 단위인 큐비트의 개수에 비례해 복잡한 연산이 가능해지지만, 단일 칩 내에 큐비트를 무한정 늘리는 데는 기술적 제약이 따른다. 이에 따라 여러 개의 칩을 결합해 거대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모듈형' 방식이 차세대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다만 양자 정보는 미세한 충격에도 파괴되기 쉬워, 칩 사이를 잇는 케이블을 통과할 때 정보를 온전히 보존하는 것이 핵심 기술이다.

초전도 케이블과 수직 연결 방식의 혁신

최근 논문 사전공개 사이트인 아카이브(arXiv)를 통해 공개된 연구에 따르면, 연구진은 '나이트호크'라는 명칭의 120큐비트 양자 칩 두 개를 80cm 길이의 초전도 알루미늄 케이블 4가닥으로 연결했다. 저항이 사라지는 초전도체의 특성을 이용해 케이블 이동 중 발생하는 정보 손실을 최소화한 것이다. 특히 기존의 칩 측면 연결 방식 대신 칩 표면에 케이블을 수직으로 꽂는 새로운 구조를 채택했다. 이는 연결의 불안정성을 해결하고 더 많은 케이블을 촘촘하게 배치할 수 있게 해준다. 또한 영하 273도에 달하는 극저온 환경에서 장치를 냉각하고 가열하는 반복적인 과정 속에서도, 별도의 수리 없이 연결 부위가 정상 작동함을 확인하며 실용화 가능성을 입증했다.

자기장 문제 해결과 연산 정확도 검증

연구 과정에서 발견된 기술적 난제도 해결했다. 케이블이 초전도 상태로 냉각될 때 주변 자기장에 노출되면 성능이 급격히 저하되며, 이는 자기장을 제거한 후에도 회복되지 않는 특성을 보였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연구진은 케이블을 두 겹으로 감싸 자기장을 차단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실험 결과, 4가닥의 초전도 케이블을 통한 정보 전달 평균 정확도는 99.00%를 기록했으며 최상위 수치는 99.29%에 달했다. 서로 다른 칩에 위치한 큐비트 간 직접 연산의 경우 평균 94.75%, 최고 96.42%의 정확도를 보였으며, 양자 계산의 핵심인 '양자 얽힘' 상태도 성공적으로 구현했다. 다만 칩 내부 연산보다는 정확도가 다소 낮은데, 이는 개발 속도를 높이기 위해 일부 공정을 생략했기 때문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사전공개 논문의 한계와 검증 과제

이번 성과는 모듈형 양자컴퓨터의 확장성을 보여주는 실질적인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해당 연구는 아직 동료 심사(Peer Review)를 거치지 않은 사전공개 논문 단계에 머물러 있다. 아카이브에 게시된 논문은 빠른 정보 공유를 목적으로 하기에 내용의 정밀도나 타당성에 대한 외부 전문가의 엄격한 검증이 완료되지 않았다. 따라서 학술지 게재를 위한 공식적인 검증 절차와 다른 연구자들의 추가적인 확인 작업이 향후 과제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