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책임 인정과 주택국장 사퇴

지난해 11월 168명의 소중한 목숨을 앗아간 타이포구 웡푹코트(宏福苑) 아파트 화재 참사를 두고 홍콩 정부가 공식적인 사과를 전했다. 존 리 홍콩 행정장관은 29일 기자회견을 통해 독립조사위원회의 최종 보고서를 발표하며, 참사 발생 약 1년 만에 정부의 책임을 인정하며 고개를 숙였다. 이번 사태의 책임을 지고 위니 호 홍콩 주택국 국장은 전날 사임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보도에 따르면, 리 행정장관은 호 국장 개인의 과실이 직접 드러난 것은 아니나 참사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피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조사위가 지목한 4개 기관과 징계 절차

독립조사위원회가 정부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화재 참사의 책임이 있는 기구로 주택국 산하 독립심사팀(ICU)을 비롯해 건축국, 소방국, 노동국 등 총 4개 부처가 명시되었다. 특히 보고서는 주택국 산하 ICU의 감독 부실이 가장 결정적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홍콩 정부는 기존 ICU를 폐지하고 주택 개발을 감시할 새로운 독립 기구를 신설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리 행정장관은 문제가 된 4개 기관의 수장들을 대상으로 추가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공무위원회는 향후 3개월 내에 이들의 법규 및 행동 강령 위반 여부를 심사하여 최종적인 징계 권고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입찰 담합 근절 위한 강력한 법적 대응

홍콩 당국은 화재의 근본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입찰 담합을 뿌리 뽑기 위해 강력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폴 람 율정사(법무국) 사장은 경쟁법 개정을 통해 입찰 담합을 명백한 범죄로 규정하겠다고 밝혔다. 새로운 법안은 재건축 초기 단계의 컨설팅 과정부터 적용되며, 위반 시 최대 10년의 징역형과 함께 1,000만 홍콩달러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또한 불법 수익의 3배 혹은 관련 기업 영업 이익의 50%를 몰수하는 강력한 처벌 규정도 포함된다. 아울러 조직 및 중대 범죄 조례를 개정해 입찰 담합을 중대 조직 범죄로 분류하고, 홍콩의 반부패 수사 기구인 염정공서가 직접 수사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AI를 활용한 민원 대응과 주택 개보수 지원책도 함께 발표되었다.

참사의 발단과 조사 과정의 진실

지난해 11월 26일 발생한 웡푹코트 화재는 아파트 리모델링 현장에서 떨어진 담뱃불이 발화점이 되어 시작되었다. 건조한 기상 조건과 강한 바람이 더해지며 불길은 43시간 동안 이어졌고, 결국 168명이 사망하는 대형 참사로 번졌다. 당초 정부의 안전 관리 조사에 대한 불신이 커지자, 전직 판사들이 참여하는 독립적인 조사위원회가 구성되었다. 올해 초 공청회에서는 건설사가 비용을 아끼기 위해 규격 미달의 비계를 사용해 화재 확산을 부추겼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위원회 측의 빅터 도스 수석 변호사는 지난 7월, 주민의 생명을 보호해야 할 정부의 피할 수 없는 책임을 강조하며 입찰 담합과 형식적인 감독 문제를 강력히 비판해 왔다. 위원회는 지난 1년간의 진상 규명 과정을 거쳐 이번 보고서를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