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한 마리 3만원 시대, 냉동식품으로 향하는 소비자

배달료를 포함한 치킨 한 마리 가격이 3만 원 선에 육박하면서, 소비자들이 냉동치킨으로 눈을 돌리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식품업계는 배달 치킨보다 저렴한 가격과 간편한 조리 방식을 강점으로 내세워 관련 시장 선점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29일 관련 업계의 자료를 종합하면 주요 프랜차이즈의 메뉴 권장가는 BBQ 황금올리브치킨 2만 3,000원, 교촌 허니콤보 2만 3,000원, bhc 뿌링클 2만 1,000원 수준이다. 순살 메뉴의 경우 BBQ 황금올리브 순살이 2만 5,000원, 교촌 후라이드양념반반순살이 2만 3,000원, 굽네 고추바사삭 순살이 2만 900원으로 더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배달 플랫폼 이용 시에는 권장가보다 더 비싼 금액을 지불하기도 한다. 소비자단체협의회가 지난해 10월 배달의민족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bhc 후라이드는 권장가인 2만 원보다 2,000원 높은 2만 2,000원에 판매되었으며, 처갓집 후라이드는 권장가 1만 9,000원보다 3,000원 비싼 2만 2,000원에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약 3,000원대의 배달 비용까지 추가되면 체감 가격은 3만 원에 달한다. 한편 교촌치킨은 2023년 4월, bhc는 2023년 12월, BBQ는 2024년 6월 이후로 가격을 동결한 상태다.

육계 가격 급락에도 요지부동인 치킨값, 공정위 조사 착수

최근 논란의 핵심은 원재료인 닭값이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판매가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육계협회 데이터에 따르면, 치킨의 주재료인 9~10호 육계 가격은 지난 3월 kg당 5,308원에서 지난달 30일 3,308원으로 약 37.7% 급락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SNS를 통해 해당 문제를 언급하며 점검을 예고하자,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6일 bhc, BBQ, 교촌치킨 본사를 대상으로 현장 조사를 실시했다. 카르텔조사국 인력이 투입된 이번 조사는 치킨 프랜차이즈의 가격 담합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공정위의 첫 사례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업계 측은 닭고기 값만으로 최종 판매가를 결정할 수 없다고 항변한다. 도계와 절단, 염지 과정의 가공비는 물론 인건비, 물류비, 식용유 및 포장재 등 각종 부자재 비용과 배달 플랫폼 수수료, 임차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또한 가맹점별로 비용 구조가 상이하고 최종 가격 결정권이 점주에게 있어 본사가 일괄적으로 가격을 낮추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업계는 과거 닭값이 급등했을 때 본사가 비용 부담을 안고 가격 인상을 억제했던 사례를 언급하며, 올해는 조류인플루엔자(AI)로 인한 128만 마리의 종계 살처분과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포장재 단가 상승 등으로 인해 4월에 가격 동결을 결정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소비자단체협의회 분석에 따르면, 프랜차이즈 육계 납품가는 전년 대비 평균 7.7% 하락했고 매출원가율도 낮아진 반면 굽네, BBQ, bhc의 영업이익은 오히려 증가했다. 이에 따라 치킨 가격의 적정성과 담합 의혹은 별개의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식품업계, 냉동치킨 라인업 강화로 시장 공략

배달 치킨의 높은 가격 부담은 냉동치킨 시장의 성장 동력이 되고 있다. 식품업계는 외식 물가 상승과 1인 가구의 증가, 그리고 냉동식품의 품질 향상을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배달 치킨 한 마리에 2~3만 원이 드는 상황에서, 필요한 만큼만 조리해 먹을 수 있는 냉동 제품의 매력이 커진 것이다.

기업들의 제품 확대 경쟁도 치열하다. CJ제일제당은 지난 6월 냉동치킨 브랜드 '소바바'를 런칭했으며, 올해 6~9월 기준 냉동치킨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9% 성장했다. 누적 매출 4,000억 원 달성을 전망하는 가운데, 이달에는 치즈어니언맛 순살치킨인 '뿌리즐링'을 새롭게 선보였다. 오뚜기 역시 2021년 3월 출시 이후 누적 판매 1,000만 개를 돌파했으며, 치킨류 매출이 매년 1~9월 기준 평균 17%씩 늘고 있다. 하림은 '맥시칸' 제품이 누적 600만 봉 판매된 가운데 저당 닭강정과 찜닭을 포함해 17종의 라인업을 구축했다. 동원F&B는 지난 8월 '케바삭'을 출시해 30만 개 판매를 기록했으며 연내 양념치킨까지 범위를 넓힐 예정이다. 다만 각 기업의 발표 수치는 집계 기준이 달라 직접적인 비교에는 한계가 있다. 향후 공정위의 조사 결과가 닭값 하락을 판매가에 반영할지, 그리고 냉동치킨의 가격 우위가 지속될지가 시장의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