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발언 논란에 청와대·정부 부처 '해명 전쟁'
이재명 대통령이 다문화가족 우대 제도 폐지를 검토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치고, 농촌 이주노동자가 임금을 본국으로 송금해 한국 경제에 기여도가 낮다고 언급하면서 거센 논란이 일고 있다. 대통령의 발언이 불러온 파장이 확산하자 청와대와 관계 부처들은 사후 설명과 진화에 전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29일 오전 6시 56분경, 임호근 청와대 인구정책비서관은 SNS를 통해 대통령의 지방정부 산후조리원 관련 글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임 비서관은 해당 메시지가 산후조리원 이용 우선순위의 합리성과 공정성을 높여 모든 출산 가정이 수긍할 수 있는 지원 체계를 만들자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재명 정부는 산모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모자보건법 시행령 개정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오전 8시 53분에는 강유정 수석대변인이 추가 해명에 나섰다. 강 수석대변인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제기된 문제는 다문화가정에 대한 지원 철회가 아니라, 산후조리원 이용 순위의 공정성을 개선하려는 의도라고 강조했다. 또한 지난 27일 국무회의에서 언급된 노동 일자리 문제 역시 외국인 노동자 자체가 핵심이 아니라, 낮은 수준의 농어업 분야 지원을 개선해 임금이 보장되는 양질의 농어업 생산적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주안점이었다며 발언의 맥락을 살펴달라고 당부했다.
부처 장관들도 '설명' 나서며 파장 최소화 주력
대통령이 지난 28일 엑스(X)를 통해 다문화가족 우대 제도 폐지 가능성을 언급하고, 27일 국무회의에서 이주노동자의 임금 송금 문제를 지적하며 경제적 효용성을 논한 것이 비판을 받자 청와대는 아침부터 분주히 움직였다. 앞서 청와대는 전날에도 김경자 사회수석과 류덕현 재정기획보좌관이 각각 엑스를 통해 대통령의 노동 존중 의지와 농업 일자리 확대에 대한 입장을 밝히며 수습을 시도한 바 있다.
청와대 내부에서는 대통령의 메시지가 가져올 파장에 대해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이 왜 외국인 노동자와 다문화가정에 대해 그러한 메시지를 던졌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대통령의 SNS에 새로운 글이 올라올 때마다 걱정이 앞선다고 토로했다.
정부 부처 장관들도 발언의 파장을 줄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29일 SNS에 '이주노동자 혐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체불임금을 청구하러 간 이주노동자가 오히려 미등록 노동자로 신고당하는 상황에 대해 대통령이 즉각적인 제도 개선을 지시했다고 강조했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역시 엑스를 통해 공공산후조리원 이용 순서의 합리성을 높이기 위해 현행 법령을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사후 수습에만 급급'…메시지 관리 기능 부재 지적
대통령의 발언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자 여당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청와대의 메시지 관리 체계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었다. 더불어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대통령이 논란을 일으키면 참모들이 뒤늦게 수습하는 데만 매달리는 형국이라며, 참모진이 사후 해명에만 머문다면 메시지 조율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 역시 대통령이 정책 방향을 제시하고 참모가 이를 뒷받침하는 구조가 아니라, 대통령의 정치적 반박 뒤에 논란이 생기면 참모가 뒤따라 설명하는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대통령이 직언할 수 있는 인물들을 배제하고 편한 사람들로만 인사를 구성한 것이 문제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