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고령화 시장의 새로운 기회
일본 세이가쿠인대학의 하루키 이쿠미 교수는 한국과 일본이 선제적으로 경험한 고령화 대응 방식과 돌봄 기술을 바탕으로, 급격한 인구 고령화가 진행 중인 아시아 국가들에 관련 솔루션을 수출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루키 교수는 오는 11월 3일 서울 더그랜드롯데 서울에서 개최되는 '2026 미래경제포럼'을 앞두고 진행된 연합뉴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이러한 견해를 밝혔다. 그는 중국의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025년 14.9%에서 2050년 30.9%로 급증할 것이며, 태국과 베트남 등 다른 아시아 국가들 역시 고령화 속도가 매우 빠를 것이라고 분석하며 기술 수출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이번 포럼은 '분절화하는 글로벌 경제, 하나로 잇는 한일 시장'이라는 주제로 열리며, 하루키 교수는 '공통 사회과제에 대한 한일 협력'이라는 제목의 강연을 맡을 예정이다. 일본에서 한국 사회를 전문적으로 연구해 온 그는 현재 양국 지식인과 연구자 간의 교류를 돕는 '한일·일한포럼'의 간사로 활동하며 사회적 연결고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에이지테크와 일·돌봄 양립을 위한 협력
하루키 교수는 양국이 협력할 핵심 분야로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해 고령자의 삶을 개선하는 '에이지테크(Age-Tech)'를 지목했다. 그는 한국과 일본 모두 고령화와 돌봄 인력 부족이라는 동일한 난제에 직면해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실제 돌봄 현장에서의 실증 실험과 효과 검증 단계에서도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기술이 인력 부족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기에, 기술로 일부를 보완하되 대인 서비스가 필요한 영역에는 적절한 지원을 병행하는 것이 에이지테크의 본질적인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육아나 노부모 부양 문제로 인해 경력이 단절되는 현상을 막기 위해 '일과 돌봄의 양립'을 지원하는 시장을 공동 육성하자는 제안도 내놓았다. 양국에 기반을 둔 기업들이 돌봄 지원 제도와 운영 노하우를 공유하고, 상담이나 모니터링, 대행 서비스 등 양립 지원 서비스를 함께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 정부 통계에 따르면 2030년 일본 내 일과 돌봄 병행 인구는 318만 명에 달할 것으로 보이며, 이로 인한 경제적 손실 규모는 약 9조 2천억 엔(한화 약 77조 2,7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사회 통합과 지역 활성화를 위한 제언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외국인 노동자 수용 및 사회 통합 분야에서도 한일 양국의 협력 가능성을 언급했다. 노동자의 권익 보호부터 언어 및 아동 교육, 지역사회 참여 제도에 이르기까지 양국의 실천 사례를 비교하며 상호 교훈을 얻을 수 있다는 취지다. 이와 더불어 지방자치단체 간의 정책적·경제적 협력과 관광 산업 활성화를 통해 지역 사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을 권고했다.
마지막으로 하루키 교수는 한일 협력이 단순히 한쪽의 제도를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대응 방식을 면밀히 비교해 최적의 조건을 찾아가는 과정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책 담당자 간의 교류와 공동 연구는 물론, 기업과 대학, 지자체, 돌봄 사업자가 모두 참여하는 실질적인 실증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