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증하는 AI 연산량, 메모리 수요 견인한다

SK하이닉스는 28일 진행된 2026년 3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인공지능(AI) 메모리 시장의 수요가 당초 예측치를 상회하며 성장하고 있다고 밝히며, 최근 일각에서 제기되는 AI 투자 고점론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은 AI가 여러 도구를 활용해 복잡한 과업을 수행하고 장시간 업무를 처리하는 능력이 향상됨에 따라, 연산량과 데이터 규모가 급격히 불어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단기적으로는 개인과 기업의 AI 활용이 수요를 견인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로봇이나 자율주행차와 같이 AI를 탑재한 기기들이 보급되면서 시장 규모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고객사 맞춤형 공급과 단계적 생산 확대 전략

현재 SK하이닉스는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을 포함한 총 14곳의 고객사와 대략 5년 기간의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이를 통해 2027년부터 2028년 사이의 전체 생산 능력 중 절반이 넘는 물량을 이미 선점했다. 회사는 급격한 수요 증가에 비해 메모리 공급 속도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 중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M17 등 신규 공장 건립 일정은 앞당기되, 실제 생산 능력의 확장은 단계적으로 진행할 방침이다. 장비의 반입 시점과 양산 규모 역시 고객사의 수요에 맞춰 유연하게 조절한다는 계획이다.

美 60조원 규모 낸드 투자 및 중국 기술 추격 대응

해외 시장을 겨냥한 대규모 투자 움직임도 포착된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에 위치한 SK하이닉스 손자회사 솔리다임이 미국 정부와 약 450억 달러(한화 약 60조원) 규모의 낸드플래시 생산 시설 건설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장기적인 투자 규모가 최대 1,000억 달러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창신메모리(CXMT) 등 중국 D램 업체들의 기술 추격에 대해서는 안정적인 수익 구조와 독보적인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 주도권을 수호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특히 CXMT의 차세대 D램 기술인 ‘4F²’의 연내 상용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기술 구현과 실제 제품 출시를 별개로 보아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신기술을 제품화하려면 성능뿐만 아니라 수율, 신뢰성, 원가 경쟁력을 모두 갖춰야 하며, 제품 설계 이후 고객사의 평가 과정까지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