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역량 넘어선 '흔들리지 않는 시스템' 구축이 목표

이은상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본청 기획조정관은 특정 개인의 능력에 좌우되지 않고 안정적으로 가동되는 조직 체계를 만드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52세인 이 기조관은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본인이 임기를 마칠 때 가장 보람을 느낄 순간은 중수청이 담당자의 교체와 상관없이 업무 연속성을 유지하며, 본청과 지방청이 긴밀하게 협력하는 시스템을 갖추었을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조직 운영의 중심이 개인의 역량이 아닌 견고한 체계에 놓여야 한다는 신념을 밝혔다.

검찰 핵심 요직 깨고 일반직 출신 첫 기획조정관 발탁

이번 인사는 기존 검찰의 관행을 깨는 파격적인 행보로 평가받는다. 조직의 예산과 기획, 전반적인 살림을 총괄하는 중수청의 기획조정관(2급) 자리는 과거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 등 검사들이 거쳐 가던 핵심 요직이었다. 그러나 이은상 기조관은 검사가 아닌 검찰 일반직 출신으로서 중수청의 첫 기획조정관이라는 중책을 맡게 되었다. 그는 현재의 상황을 집을 새로 짓는 과정에 비유하며, 기존 조직처럼 운영 효율에 집중하는 것을 넘어 업무 절차와 부서 간 협업 구조를 밑바닥부터 설계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감을 드러냈다.

'수사관' 꿈 향한 재도전과 급작스러운 조직 변화

이 기조관의 행보는 오랜 꿈을 실현하기 위한 선택이기도 했다. 경찰행정학을 전공하며 '수사관'이라는 명칭에 매료되어 검찰직 행정고시에 도전했던 그는, 직급이 상승함에 따라 행정직으로 분류되며 수사 현장과 멀어지는 것에 아쉬움을 느껴왔다. 서울북부지검의 마지막 사무국장으로서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 전환이라는 격변기를 겪으며 동료들과 작별할 겨를도 없이 중수청으로 자리를 옮겼지만, 수사 환경을 뒷받침하는 기조관 업무 역시 수사라는 본연의 가치를 실현하는 연장선이라 믿고 있다.

다양한 출신 융화와 12월 킥스(KICS) 완전 개통 준비

현재 중수청은 정원 2,874명 중 약 66.1%인 1,900명이 출범 인력이며, 대부분 검찰에서 특례 임용된 인원이다. 향후 공소청 인력의 추가 임용과 더불어 변호사, 경찰, 회계사 등 외부 전문가 채용이 이어질 예정이다. 이 기조관은 다양한 배경을 가진 인력들이 모일 때 발생할 수 있는 갈등을 예방하기 위해, 구성원 개개인의 자부심(Pride)을 존중하는 조직 문화를 만드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김지용 중수청장의 지휘 아래 TF를 운영하며 인력 충원과 청사 공사를 챙기고 있으며, 오는 12월 2일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의 완전 개통을 통해 안정적인 수사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