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가상자산거래소로 번진 해킹 공세

금융사를 표적으로 삼았던 해킹 공격이 지난달 말부터 증권사와 가상자산거래소 영역까지 세력을 확장하며 확산하는 양상입니다. 최근 우리 금융권 시스템을 대상으로 북한 IP를 통한 수백만 건의 접속 시도가 포착되면서 보안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대규모 금융권 해킹 사고가 발생한 지 약 보름 만인 지난 17일, 대신증권에서 고객 3만 8천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고가 터졌습니다. 해커들은 고객의 성명과 거주지 주소, 암호화된 계좌번호를 포함해 총 8가지 유형의 정보를 탈취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어 미래에셋자산운용과 가상자산 거래소인 빗썸에서도 정보 유출 사실이 확인되었는데, 이들 기관에서는 임직원들의 정보가 빠져나간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주변 시스템 노린 우회 공격과 AI 활용 가능성

이번 해킹 사고들의 공통점은 핵심 서비스가 아닌 외부와 연결된 주변 시스템이 공격 대상이 되었다는 점입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대신증권은 비대면 계좌 개설용 서버가,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직원 업무용 시스템이, 빗썸은 사내 모바일 그룹웨어가 해킹 통로로 이용되었습니다.

금융권은 이번 공격에 인공지능(AI) 기술이 동원되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으며, 경찰 역시 이번 사건이 앞서 발생한 은행권 해킹과 동일한 범죄 집단의 소행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습니다. 아직 자금 탈취와 같은 직접적인 2차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이미 여러 곳에서 대량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만큼 추가 범죄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고 있습니다.

정보 결합을 통한 정교한 보이스피싱 위협

유출된 파편화된 정보들을 하나로 통합할 경우, 보이스피싱과 같은 범죄를 훨씬 정교하게 설계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아주대학교 사이버보안학과의 곽진 교수는 주민등록번호와 휴대전화 번호 같은 공통 데이터가 확보되면, 특정 개인의 물품·통신·카드 정보 및 주소 등을 하나로 매핑하여 재구성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지난 21일 새벽, 금융권 시스템을 향한 북한 IP의 대규모 접속 시도까지 확인되었습니다. 적발 시점까지 약 6시간 동안 무려 440만 건 이상의 접속 시도가 이루어진 것입니다. 다만 금융보안원은 IP가 우회 통로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를 근거로 해커의 국적을 북한으로 즉각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하며 실제 침해 사고로 이어진 사례는 아직 없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