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실적에도 시장의 눈높이는 더 높았다

삼성전자가 지난 3분기 영업이익 100조 원 시대를 열며 경이로운 성과를 거두었음에도 불구하고, 주식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습니다. 인공지능(AI) 산업의 급격한 성장으로 인해 투자자들의 기대치가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과거의 '사상 최고치'가 이제는 당연히 달성해야 할 최소한의 기준으로 변모했기 때문입니다.

2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4.13% 하락한 23만 20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장 초가에는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기대가 반영되며 24만 9000원(2.89% 상승)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3분기 실적 수치가 공개된 직후 매도세가 강해지며 하락 전환했습니다.

이번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07조 4400억 원으로 집계되었으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무려 783.1%나 급증한 수치입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기술 기업 중 분기 영업이익 100조 원을 넘긴 첫 사례라고 강조했습니다. 매출액 또한 AI용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 수요에 힘입어 전년 대비 126.9% 증가한 195조 2500억 원을 기록하며, 4분기 연속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반도체가 견인한 성장과 강력한 주주환원책

실적의 핵심 동력은 반도체 부문이었습니다. DS부문의 매출은 전년과 비교해 344% 폭증했으며, 영업이익률은 72%라는 압도적인 수치를 보여주었습니다. 특히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인 HBM4의 판매 호조와 서버용 SSD 수요의 탄탄한 뒷받침이 맞물리며 메모리 사업은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습니다.

주주들을 위한 보상책도 대폭 강화되었습니다. 삼성전자는 이번 3분기에 30조 원 규모의 현금 배당을 실시하며, 주당 배당금은 4601원 수준이 될 전망입니다. 아울러 올해 중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합쳐 55조 원에서 75조 원 사이의 추가 환원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구체적인 차기 주주환원 로드맵과 실행 방안은 2027년 1월 말 이사회를 통해 확정될 예정입니다.

예상치 미달에 따른 실망감과 향후 전망

하지만 이번 성적표는 시장의 예상치를 소폭 밑돌았습니다. LSEG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는 영업이익 107조 6600억 원, 매출 195조 7900억 원이었는데, 실제 결과가 이보다 조금 낮게 나타난 것입니다. 이토로(eToro)의 조쉬 길버트 아시아태평양 수석 애널리스트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AI 투자로 인해 높아진 수익률 기대치 때문에 사상 최고 실적조차 이제는 축하 대상이 아닌 기본 조건으로 인식된다"고 분석했습니다.

길버트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수익 구조가 메모리 반도체에 지나치게 편중되어 있다는 점도 짚었습니다. 다양한 기술을 보유한 거대 기업임에도 실질적으로는 메모리 가격 변동에 기업 가치가 좌우되는 구조라는 지적입니다. 그럼

삼성전자는 향후 반도체 업황의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낙관론을 펴고 있습니다. 내년 에이전틱 AI의 확산이 반도체 수요를 더욱 자극할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컨퍼콘퍼런스콜에서 "2027년 HBM 공급 물량은 이미 목표 가격으로 협상을 마쳐 완판된 상태"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또한 AI 인프라 구축과 개인용 AI 에이전트의 보급으로 인해 2028년까지 메모리 공급 부족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