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영향력 행사에 대한 대만의 경고

파키스탄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근거로 대만 항공사들에 대해 영공 통과 금지 조치를 내렸다가 이를 다시 뒤집었다. 천밍치 대만 외교부 정무처장은 이번 사태의 이면에 중국의 개입이 있다고 지목했다.

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따르면, 천 처장은 이날 오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파키스탄의 이번 행보가 매우 위험한 전조라고 경고했다. 그는 중국이 자국의 영향력을 행사하여 대만 항공사들의 타국 영공 이용을 차단할 수 있다는 신호를 전 세계에 보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천 처장은 자유를 지향하는 국가들이 이 사안을 주시하고 있다며,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와 긴밀한 협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블룸버그는 천 처장이 중국의 직접적인 개입을 입증할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영공의 정치화와 항공 노선 우회 사태

중국의 핵심 우방국인 파키스탄은 '하나의 중국' 정책을 고수한다는 명목으로 대만 항공기들의 자국 영공 통과를 제한해 왔다. 이로 인해 지난 25일부터 대만 항공편들은 파키스탄을 피해 우회 항로를 이용해야 했으며, 일부 노선은 러시아 영공을 경유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대만 외교부는 지난 28일 파키스탄의 결정을 강력히 규탄하며, 영공을 정치적 도구로 삼아 무기화했다고 비판했다. 중국이 대만의 주권을 훼손하는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파키스탄 당국은 같은 날 조치를 일시적으로 완화했다. 이에 따라 대만 항공편들은 28일부터 내년 27일까지 파키스탄 영공을 통과할 수 있게 되었다.

반복되는 국제적 고립과 중국의 부인

한편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하나의 중국' 원칙이 국제적인 합의 사항임을 강조하며, 대만인들의 해외 이동에 제약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영공 통과 문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4월, 라이칭더 대만 총통은 세이셸과 모리셔스, 마다가스카르가 영공 통과 허가를 취소하면서 아프리카 내 유일한 수교국인 에스와티니 방문을 미뤄야 했다. 당시에도 중국이 아프리카 3개국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었으나, 중국 당국은 이를 부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