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앱결제 강제에 따른 첫 법 집행 사례
구글과 애플이 앱 개발사의 결제 방식 선택권을 제한하며 인앱결제를 강제한 행위로 인해 총 637억 원 규모의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28일, 두 기업이 전기통신사업법을 위반했다고 결론짓고 구글에는 429억 원, 애플에는 208억 1000만 원의 과징금과 함께 시정명령을 내렸다. 이번 조치는 정부가 2022년 사실조사에 착수한 이후 약 4년 만에 나온 결과로, 2021년 세계 최초로 도입된 인앱결제 강제 금지 규정이 실제 집행된 첫 번째 사례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양사는 인앱결제와 제3자 결제 방식만을 허용하며 다른 결제 수단의 사용을 차단해 개발사의 자율성을 침해했다. 특히 제3자 결제 시스템을 열어두면서도 이를 이용할 경우 26%라는 높은 수수료를 부과함으로써, 사실상 인앱결제를 이용할 수밖에 없도록 압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법 개정은 2020년 구글이 모든 디지털 콘텐츠에 대해 인앱결제를 의무화하고 최대 30%의 수수료를 받겠다고 발표한 것에 대응해 마련된 것이다.
해외 사례와 비교되는 초라한 제재 규모
국내 플랫폼 규제 중에서는 이번 과징금이 큰 액수지만, 글로벌 기준과 비교하면 실효성 논란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번에 부과된 637억 1000만 원은 아고다(24억 2400만 원)의 약 26배, 어도비(13억 900만 원)의 약 49배에 달하는 상당한 수준이다. 그러나 유럽연합(EU)이 애플과 구글에 각각 약 6417억 원과 7462억 원 규모의 과징금을 매긴 사례나, 인도의 구글 대상 과징금(약 1500억 원)과 비교하면 격차가 매우 크다. 브라질 역시 외부결제 허용을 골자로 합의를 진행하며 미이행 시 최대 약 380억 원의 제재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이러한 격차는 과징금 산정 방식의 한계에서 기인한다. 현행 전기통신사업법상 과징금은 위반 행위와 관련된 국내 매출액을 기준으로 최대 1~2% 수준에서만 책정될 수 있어, 막대한 글로벌 수익을 올리는 빅테크 기업들에게는 제재 효과가 미미할 수밖에 없다. 반면 EU는 전 세계 매출액의 최대 10%를, 일본은 위반 기간 내 상품·서비스 매출의 최대 20%를 부과할 수 있는 강력한 권한을 가진다.
빅테크 시장 지배력 대응 위한 기준 상향 필요성
글로벌 빅테크의 압도적인 시장 영향력과 수익 구조를 고려할 때, 현재의 국내 제재 기준이 위법 행위를 억제하기에 충분한지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징벌적 성격이 강화되는 세계적 추세에 맞춰 국내법 역시 과징금 부과 기준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편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방송통신위원회는 글로벌 빅테크의 법 위반에 엄정히 대응해야 한다는 점에 공감하며, 다양한 제도적 개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구글과 애플은 이번 처분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구글 측은 한국 개발자들의 성장과 혁신을 지원해 온 기여도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했으며, 애플 역시 자신들의 조치가 법을 준수하고 있다고 판단한다며 이번 결정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양사는 향후 정부의 처분에 대해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