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 이용자 배려한 접수대와 넓어진 통로
높은 접수대와 협소한 통로, 가독성이 떨어지는 안내판으로 인해 휠체어 사용자나 고령 환자들이 겪어온 병원 이용의 불편함이 해소된다. 서울디자인재단과 서울적십자병원은 지난 10월 29일, 내과 진료실과 대기실에 대한 유니버설디자인(UD) 공간 개선 공사를 완료했다고 2일 밝혔다. 이번 성과는 서울시와 재단이 진행하는 '2026 유니버설디자인 컨설팅 사업'의 전체 5개 과제 중 첫 번째 시공 사례로 기록됐다.
서울시는 관련 조례에 따라 장애인, 임산부, 노인 등 모든 시민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도시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이를 위해 시설별 지침을 수립하고 서울디자인재단을 통해 전문가의 맞춤형 컨설팅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처음 방문하는 환자부터 보호자를 동반한 어르신, 휠체어 사용자까지 모두가 편안함을 느끼는 병원을 만드는 데 주력했다.
눈높이 맞춘 창구와 시인성 높인 안내 시스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접수대의 형태다. 휠체어 사용자가 창구에서 눈을 맞추며 편안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응대 높이를 조정했다. 대기 공간에는 새로운 의자를 배치해 진료를 기다리는 환경을 정비했으며, 이동 통로는 휠체어 통행 유효폭인 1500㎜를 충분히 확보했다. 또한 벽면에는 안전 손잡이와 가드 범퍼를 설치해 거동이 불편한 환자의 이동을 돕고 시설 파손을 방지하도록 설계했다.
시각적 편의성도 강화됐다. 진료실 위치와 이동 경로를 알려주는 안내판은 고령자나 저시력자를 고려해 큰 글씨와 높은 색채 대비를 적용했다. 실제 개선된 공간을 이용한 한 휠체어 이용자는 "기존에는 접수대가 높아 직원과 눈을 맞추기 어려웠으나, 이제는 같은 높이에서 대화할 수 있어 존중받는 기분"이라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서울적십자병원은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UD 적용 범위를 타 진료과와 공용공간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시민 생활 밀착형 공간으로 UD 확산 추진
이번 컨설팅 사업은 병원 외에도 무료급식소, 공영주차장, 주거시설 등 시민의 일상과 밀접한 5개 과제를 대상으로 하며, 11월 초까지 모든 공사를 마칠 예정이다. 이랜드복지재단의 무료급식소 '아침애만나'는 미끄럼 방지 바닥과 맞춤형 가구 설치를 끝냈으며, 한국자산관리공사의 나라키움 저동빌딩 주차장은 보행 동선 및 안내 체계를 개선 중이다.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이 관리하는 국가유공자 주거시설 2곳 역시 11월 초까지 개선이 완료될 계획이다.
재단은 11월 말에 개선 전후 결과와 이용자 만족도 조사 내용을 정리해 누리집에 공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유니버설디자인의 효과를 검증하고 공공 및 민간 의료기관으로의 확산을 유도한다는 전략이다. 차강희 서울디자인재단 대표이사는 "낮은 접수대와 안내판 하나가 유니버설디자인의 출발점"이라며, 병원을 넘어 다양한 생활 공간으로 이러한 디자인 철학이 넓게 퍼져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