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아프리카 대륙 포섭 위한 대규모 정상회의 개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아프리카를 향해 러시아가 최상의 파트너임을 자처하며, 기존 서방 국가들이 자행해 온 식민주의적 자원 착취를 강하게 비판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전쟁이 장기화되는 국면 속에서, 러시아는 아프리카 대륙 내에서의 지정학적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로이터통신과 알자지라의 보도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현지시간 28일 모스크바에서 소집된 제3차 러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에서 서방 국가들이 아프리카 국가들을 다시금 부채의 늪으로 몰아넣으려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극화된 세계 질서로의 전환이 결코 순탄치 않은 과정임을 언급하며, 식민지적 사고방식에 머물러 막대한 부를 독점해 온 국가들이 이러한 변화에 저항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48개국 지도자 집결... 경제·안보 협력 확대 전략
이번 회의는 이틀간의 일정으로 진행되며, 아프리카 대륙의 48개국 정상과 정부 대표단이 대거 참석한다. 지난 2019년 첫 발을 뗀 이 행사는 아프리카 내 러시아의 정치적, 경제적, 군사적 영향력을 넓히기 위한 핵심 전략의 일환이다. 특히 글로벌 사우스로 불리는 신흥 개발도상국 지도자들을 포섭함으로써,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싼 서방의 외교적 압박을 상쇄하려는 목적이 크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 회의 기간 중 아프리카 정상들과 개별 면담을 진행하며 안보, 과학, 문화, 경제 등 다방면의 협력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러시아는 그동안 아프리카 내 경제적 교두보를 확보하기 위해 지속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특히 이집트와 알제리 등 북아프리카 국가들과의 결속이 두드러진다. 일례로 이집트와 러시아 사이의 무역 규모는 2021년 이후 두 배로 급증했으며, 러시아는 현재 이집트 엘다바 지역에서 대규모 원자력 발전소 건설 사업을 추진 중이다.
서방의 경제적 우위와 러시아의 군사적 영향력 사이의 격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프리카의 최대 무역 파트너는 여전히 유럽연합(EU)이다. 세네갈 소재 컨설팅 업체 컨트롤 리스크스의 베벌리 오치엥 분석가는 도이체벨레와의 인터뷰에서 에너지, 금융, 원자재 채굴 등 전략적 요충지에서는 여전히 서방의 지배력이 압도적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러시아가 핵심 에너지 및 광물 자원 확보를 위해 더욱 치열한 경쟁에 뛰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러시아의 영향력은 경제보다 군사 영역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의 준군사조직이 말리 등지의 군사정권을 지원하며 지정학적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실제로 바그너 그룹과 같은 러시아 용병 기업들은 사하라 사막 이남의 사헬 지역 내 불안정한 정권들을 지원해 왔으며, 그 대가로 주요 원자재에 대한 접근권을 획득해 왔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수출 경로가 일부 제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는 여전히 아프리카 국가들의 주요 무기 공급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리히텐슈타인 지정학 정보기관(GIS)의 피델 오우수는 러시아가 아프리카의 외교적 가치를 매우 높게 평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국가가 포진한 아프리카 대륙의 지지를 확보하는 것이, 향후 유엔총회 등 국제 무대에서의 표결권 확보에 있어 러시아에 결정적인 이점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