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시장을 향한 대한민국 AI의 도전

대한민국 인공지능(AI) 기술이 도달해야 할 최종 목적지는 바로 글로벌 시장이다. 단순히 기술력을 확보하는 수준을 넘어, 전 세계 고객들이 우리 기술을 채택하고 이것이 지속적인 수출로 연결될 때 비로소 기술적 우위는 산업적 경쟁력으로 완성된다. 한국이 'AI 3강'으로 도약한다는 목표 역시 세계 무대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증명하고 인류의 AI 발전에 기여할 때 비로소 진정한 가치를 지니게 된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독자적인 기술 역량을 구축함과 동시에 글로벌 기업들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시장 지배력을 확장해야 한다. 반도체 하드웨어부터 AI 모델, 그리고 응용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탄탄한 기반을 다지는 것이 우선이다. 나아가 전 세계의 다양한 생태계를 하나로 묶어 현지 수요에 최적화된 AI 솔루션을 공급해야 한다. 우리 기술의 경쟁력과 글로벌 협력이 만들어내는 시너지를 동력 삼아 해외 시장에 진출하고, 그 결실이 다시 국내 산업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확립하는 것이 핵심이다.

글로벌 거물과의 만남, 스타트업의 돌파구

지난 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한 리사 수 AMD 회장과 국내 AI 반도체 기업 간의 간담회는 이러한 비전을 구체화한 상징적인 자리였다. 이는 한국 기술이 해외로 뻗어 나갈 수 있는 통로를 개척한 소중한 계기가 되었다. 높은 진입 장벽이 존재하는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스타트업이 세계적인 기업과 협업의 기회를 찾아내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국내 기업들이 세계로 나아갈 실질적인 교두보를 마련해 준다는 측면에서 정부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거물급 인사와 만난 자리에서 국내 스타트업들이 자신들의 기술력과 미래 비전을 직접 전달하고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는 사실 자체가 매우 귀중한 기회다. CES와 같은 대형 전시회에 참가하는 것보다, 글로벌 기업의 최고경영자와 직접 소통하며 협력의 물꼬를 트는 것이 실제 수출 성과를 도출하는 데 훨씬 강력한 동력이 된다.

'죽음의 계곡'을 넘는 실증 사업의 가치

글로벌 시장 진출의 기회를 창출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과제는 그 기회를 실질적인 경영 성과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정부가 추진하는 실증 사업은 기업이 한 단계 더 높이 도약할 수 있도록 돕는 '오아시스'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신기술은 대개 시장이 충분히 성숙하기 전에 개발되는 특성이 있으며, 기업은 세계 시장에서 신뢰를 얻기까지 인고의 시간을 견뎌야 하기 때문이다. 실증 사업은 이른바 '죽음의 계곡'이라 불리는 구간에서 기술력을 검증하고, 현장의 요구사항을 정밀하게 파악하며, 본격적인 시장 공략을 준비하는 든든한 밑거름이 되어야 한다.

오아시스가 지닌 진정한 가치는 그곳에서 얻은 동력을 바탕으로 더 넓은 세계로 나아가는 데 있다. 만약 실증 사업의 목적이 단순히 매출이나 단기적 성과에만 머문다면, 이는 마실수록 갈증을 유발하는 바닷물과 다를 바 없다. 결국 여정을 완성해야 하는 책임은 기업에 있다. 기술적 가치를 입증하고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것은 물론, 가격과 성능의 경쟁력, 안정적인 공급 능력, 그리고 장기적인 기술 지원 체계까지 모두 갖추어야만 지속 가능한 사업 모델로 성장할 수 있다.

딥엑스의 성과와 향후 과제

AI 반도체 기업 딥엑스 역시 지난 1년간 이러한 도전적인 여정을 지속해 왔다. 첫 양산 모델인 DX-M1을 통해 현재 10여 개국과 피지컬 AI 관련 8개 산업 분야에서 총 77건의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는 1,300만 달러 이상의 상업적 주문 규모에 달한다. 또한 AWS, 바이두, 라즈베리파이 등 글로벌 개발 생태계와의 연계를 강화했으며, 전 세계 27개 반도체 유통사와 함께 판매 및 공급망을 구축했다. 삼성전자 공정을 통해 생산된 독자적인 반도체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한편, 전 세계 고객들이 제품을 활용해 시장에 성공적으로 출시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해 왔다.

향후 정책적 지원은 국내에서의 실증 경험이 글로벌 공동 개발과 현지 검증 단계를 거쳐 실제 양산으로 이어지도록 뒷받침하는 데 집중되어야 한다. 기업은 주어진 기회를 수출 성공으로 연결하고, 그 과정에서 거둔 성과를 국내 R&D와 인재 양성, 그리고 제조 생태계에 다시 재투자해야 한다. 정부가 마련한 기회가 해외 진출과 수출이라는 결실을 맺고, 그 성과가 다시 한국 산업의 강력한 성장 동력으로 환원될 때, 국산 AI 기술은 한국을 넘어 세계 산업 지형을 움직이는 거대한 힘으로 확고히 자리 잡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