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채널 긱블을 운영하는 루드다이나믹스가 로봇 하드웨어 제조 대신 외부 기체에 자체 플랫폼과 에이전트 소프트웨어를 결합하는 새로운 사업 모델을 제시했다. 막대한 자본이 투입되는 하드웨어 개발 경쟁에서 벗어나, 기존 로봇에 캐릭터와 서비스를 입히는 전략을 택한 것이다. 이들은 지난 10년간 쌓아온 콘텐츠 제작 역량을 활용해 단순 기기 판매나 대여를 넘어선 소프트웨어 플랫폼 비즈니스로의 확장을 꾀하고 있다.

액추에이터 비용 부담 넘는 '호환성' 전략

지난 29일 서울 뚝섬의 루드다이나믹스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시연에서 로봇은 바닥에 쓰러진 뒤 “나 넘어졌다. 나 좀 일으켜줘”라며 말을 건넸다. 사람이 로봇을 일으켜 세우자 “고마워. 다시 가볼게”라고 화답하는 식이다. 담배꽁초 수거 로봇 또한 “피우신 꽁초는 저에게 버려주세요”라고 사람과 상호작용하며 캐릭터성을 드러냈다. 이는 로봇의 움직임에 고유한 대사와 성격을 부여해 대중의 관심을 끌어내는 방식이다.

박찬후 루드다이나믹스 대표는 로봇 원가의 약 70%를 차지하는 액추에이터 비용 문제에 주목했다. 부품 가격 하락 시 기존 기체의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수백억 원을 들여 자체 기체를 만드는 방식은 생존 확률이 낮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루드다이나믹스는 어떤 로봇 플랫폼과도 연결 가능한 호환성을 우선 확보한 뒤, 향후 부품 가격이 충분히 낮아지면 그때 자체 기체 개발에 나서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플랫폼 '록스'와 에이전트 '루카'의 결합

현재 시연에 사용된 기체는 중국 하이토크 로보틱스의 소형 로봇 ‘미니파이’다. 이세형 사업총괄이사는 하이토크뿐만 아니라 최근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유니트리 등 다양한 기체로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체마다 다른 설정 과정을 간소화하기 위해 '페르소나 인젝터'라는 장치를 개발 중이며, 이를 통해 다양한 로봇에 루드다이나믹스의 소프트웨어를 쉽게 설치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이 이사는 로봇 제조사가 아닌, 그들의 좋은 고객이 되겠다는 방향성을 명확히 했다.

루드다이나믹스의 핵심 기술은 운영 플랫폼인 '록스(ROX)'와 캐릭터 에이전트인 '루카(LUCA)'다. 박 대표는 록스를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 루카를 그 위에서 실행되는 앱에 비유했다. 록스는 로봇의 동작과 캐릭터를 설정하는 기반이 되며, 루카는 설정된 성격에 맞춰 대화와 행동을 구현한다. 이를 통해 개발자와 사용자가 목적에 맞는 로봇 기능을 손쉽게 창조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하려 한다.

10년 콘텐츠 경험, 로봇에 생명력을 불어넣다

130만 구독자를 보유한 긱블의 제작 노하우는 로봇에 스토리를 입히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이세형 이사는 유틸리티 로봇과 달리 엔터테인먼트 로봇은 넘어지는 상황조차 감정과 서사를 전달하는 기회로 삼는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시연 중 로봇이 쓰러졌을 때 스스로 일어나는 대신 도움을 요청하도록 설계한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는 단순한 기계적 동작을 넘어선 콘텐츠적 접근이다.

현재 루드다이나믹스는 공공 및 교육 현장을 시작으로 엔터테인먼트와 브랜드 마케팅 분야까지 적용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소매점에서 정보를 안내하는 서비스도 구상 중이다. 14명 규모의 이 기업은 현대자동차, 네이버, 스마일게이트 등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며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 시연 단계에서는 운영자의 제어가 포함되지만, 향후 자율성을 높여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수익 모델을 완성하는 것이 사업 성공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