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동력, 강원의 미래를 움직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바람은 세상에 뚜렷한 흔적을 남긴다. 일렁이는 바다의 파도와 고개를 숙인 들녘의 벼, 그리고 일제히 기울어지는 산등성이의 나무들은 모두 보이지 않는 힘이 작용하고 있음을 증명한다. 강원특별자치도가 향후 10년 내에 풍력발전 설비 용량을 5.5GW 규모로 키우겠다는 구상을 내놓은 것은, 이러한 보이지 않는 에너지를 지역의 미래 동력으로 삼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다.

과거 사람들은 바람을 경외하는 동시에 두려워했다. 항해를 돕는 순풍이 존재하듯 삶의 터전을 위협하는 광풍도 있었기 때문이다. 바람을 어떻게 이용하고 대처하느냐에 따라 운명이 갈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순풍에 돛 단 듯' 나아가는 힘과 방향을 잃었을 때의 좌초 위험은 공존한다. 현재 강원도를 관통하는 에너지 전환의 흐름 또한 이와 같다. 거센 기회의 바람이 불어오고 있는 만큼, 이를 지역의 번영으로 전환할 지혜가 절실한 시점이다.

전력 확보가 곧 첨단 산업의 생존 전략

인공지능(AI) 기술이 산업의 근간을 재편하는 오늘날, 전력은 곧 국가와 지역의 경쟁력을 의미한다. 도시 전체의 전력 수요를 결정짓는 데이터센터의 부상과 함께, 안정적인 전력 공급 능력을 갖춘 지역이 미래 산업의 패권을 잡게 된다. 강원도가 바람과 햇볕, 물과 수소를 첨단 산업 유치를 위한 핵심 자산으로 정의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자연환경의 보전과 산업 발전은 상충하는 개념이 아니다. 자연의 에너지를 활용해 산업을 육성하고, 그 성과를 지역 주민의 삶의 질 향상으로 연결한다면 청정 자원은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드는 토대가 된다. 태백 가덕산풍력발전이 보여주는 모델이 대표적이다. 바람이 불어 발전기 날개가 회전할 때, 주민의 소득과 지역의 희망도 함께 순환되는 구조를 지향한다.

갈등을 넘어 지속 가능한 공존으로

발전 시설이 산 정상에 위치하더라도 그로 인한 이익이 산 아래 마을로 흘러가야 한다. 만약 외지 자본이 수익을 독점하고 주민들에게 소음이나 경관 훼손 같은 피해만 남긴다면, 바람은 지역의 갈등을 촉발하는 불씨가 될 뿐이다. 제갈량이 적벽대전에서 동남풍을 활용해 전세를 역전시켰던 것처럼, 강원의 미래 역시 단순히 바람을 기다리는 데 그치지 않고 변화의 흐름을 읽고 철저히 준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