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산업 성장의 이면, 쌓여가는 부채의 압박

인공지능(AI) 분야를 겨냥한 대출이 사모신용시장의 핵심적인 성장축으로 자리 잡았으나, 2027년부터 2029년 사이에 대규모 만기가 집중되면서 심각한 부실 가능성이 제기되었습니다. 현지 시각 27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무디스는 해당 기간 내에 사모신용시장에서 상당한 수준의 대출 상환 시기가 도래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만약 기업들이 기존에 빌린 돈을 갚지 못해 새로운 대출로 돌려막는 차환을 시도하게 된다면, 상승한 금리로 인해 이자 비용 부담은 더욱 가중될 전망입니다.

특히 주목해야 할 대목은 이자를 처리하는 방식입니다. 무디스가 모니터링 중인 607개 기업을 살펴보면, 약 17%에 달하는 기업이 이자의 일부를 현금이 아닌 추가적인 부채로 충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를 '현물지급이자(PIK·Payment-in-Kind)' 방식이라 부릅니다. PIK 방식은 당장의 현금 유출을 막아줄 수는 있지만, 지급하지 못한 이자가 원금에 합산되어 결과적으로 빚의 규모를 키우는 구조적 결함을 안고 있습니다.

2028년 금융 위기설과 데이터센터의 불확실성

무디스는 특히 2028년을 위험의 분기점으로 지목했습니다. AI 데이터센터 사업의 특성상 초기 건설 단계와 장비 도입 과정에서 막대한 자본 투입이 선행되는 반면, 실제 수익은 상당한 시간이 흐른 뒤에야 발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만약 데이터센터 가동이 계획보다 늦어지거나 고객 수요가 기대치를 밑돌게 되면, 대출 원금과 이자를 상환할 수 있는 현금 흐름이 급격히 악화될 수 있습니다.

AI 산업 내의 순환적인 금융 구조 또한 잠재적 위험 요소입니다. 반도체 기업이 데이터센터 운영사에 투자하고, 해당 운영사는 다시 그 반도체를 구매하는 형태의 거래가 반복되면서 반도체 기업의 매출과 데이터센터의 투자 규모가 동반 상승하는 구조를 띱니다. 그러나 데이터센터 업체가 경영난에 빠질 경우, 금융기관은 대출 손실을 입고 반도체 기업은 매출 감소와 투자 손실을 동시에 겪게 됩니다. 즉, 한 기업의 부실이 산업 전반으로 전이될 위험이 큽니다.

불투명한 자산 가치 평가와 투자자 주의보

사모신용펀드의 자산 평가 방식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사모신용은 시장에서 매일 거래되는 자산이 아니기에, 펀드 측에서 자체적인 평가 모델을 통해 대출 가치를 산정하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이로 인해 차입 기업의 상환 능력이 떨어지더라도 자산 가치가 즉각적으로 반영되지 않을 수 있으며, 투자자들은 실제 손실 위험을 뒤늦게 인지하게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환매가 제한된 사모신용펀드의 특성상, 실제 자산을 매각하기 전까지는 장부상 평가액과 실제 회수 가능 금액 사이의 괴리가 드러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무디스의 경고는 AI 산업의 투자 규모 자체보다 기업들이 실제로 창출해내는 현금 흐름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시사합니다. 데이터센터 운영을 통해 벌어들이는 현금이 원금과 이자를 감당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면, 공격적인 투자 확대는 오히려 기업의 부채 부담을 심화시키는 부메랑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