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실적 희비에 흔들린 국내 증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엇갈리며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상승세를 이어가던 코스피가 하루 만에 6000선 아래로 밀려나며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반도체 업황에 대한 기대감과 해외 기업들의 호실적 덕분에 상승 동력을 얻었던 국내 증시는 29일 전날보다 1.24% 하락한 5937.66으로 장을 마쳤다. 이틀간의 상승세를 뒤로하고 코스피는 숨 고르기 양상을 보였는데, 이는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MS)의 실적 발표 이후 인공지능(AI) 관련 투자 비용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재점화되었기 때문이다.
알파벳과 MS, 엇갈린 수익성과 현금 창출력
현지 시각으로 28일 발표된 알파벳의 3분기 성적표를 살펴보면 매출은 전년 대비 25% 늘어난 1275억8000만 달러를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30% 증가한 405억8000만 달러에 달했다. 특히 구글 클라우드 부문 매출이 103%라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307억1000만 달러를 달성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2027회계연도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19% 증가한 922억8000만 달러를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21% 성장한 459억2000만 달러로 나타났다.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Azure) 매출은 48% 늘어난 331억7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AI 투자 지속 가능성 시험대에 오른 시장
두 기업 모두 외형적 성장은 이뤄냈으나, 시간외 거래에서 나타난 주가 향방은 극명하게 갈렸다. 알파벳의 주가는 10% 가까이 폭락한 반면, MS는 3%대 상승세를 보이며 대조를 이뤘다. 이러한 차이는 AI 투자를 뒷받침할 수 있는 현금 창출력에서 발생했다. 알파벳은 자본 지출이 늘고 영업현금흐름이 줄어들면서 잉여현금흐름(FCF)이 90억7000만 달러의 적자로 전환된 반면, MS는 대규모 투자를 지속하면서도 186억3000만 달러의 흑자 잉여현금흐름을 유지했다. 이로 인해 시장의 관심은 단순한 AI 투자 규모를 넘어 이를 감당할 현금 창출 능력으로 옮겨갔다.
국내 증시 향방과 전문가 전망
이러한 글로벌 흐름은 국내 증시에도 즉각적인 영향을 미쳤다. 지난 이틀간 연속으로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되며 활기를 띠었던 코스피는 삼성전자의 실적 발표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29일 6000선을 하회하며 하락세로 돌아섰다. AI 투자 확대에 대한 기대감과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동시에 공존하는 상황이다. 키움증권의 한지영 선임연구원은 알파벳의 현금흐름과 관련된 불확실성이 시장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분석하면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을 토대로 향후 중기적인 반등 흐름이 이어질지 주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