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100과 역행하는 애플의 독자 행보
미국의 핵심 기술주를 상징하는 애플이 기존 기술주 흐름과 정반대로 움직이는 이른바 '안티 AI주'로 분류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CNBC가 인용한 골드만삭스의 분석에 따르면, 애플과 나스닥 100 지수 사이의 상관계수는 최근 3개월 동안 -0.1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수치를 나타냈다. 통상 나스닥 100 지수는 미국 대표 기술주들의 동향을 반영하며, 상관계수가 1에 근접할수록 지수와 동일한 방향성을 띠지만 애플은 이 공식에서 벗어난 모습을 보이고 있다.
AI 회의론 속에서 빛난 방어력
실제로 지난 10월 한 달간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과도한 부채 부담 우려가 확산되면서 나스닥 100 지수는 약 5%가량 하락했다. 반면, AI 분야를 주도하는 반도체 중심의 기술주들이 약세를 보일 때 애플의 주가는 오히려 4.4% 상승하며 대조적인 흐름을 보였다. 이러한 변화는 매우 이례적이다. 지난 2020년 애플과 나스닥 100의 상관계수는 0.97에 달했으며, 작년까지도 0.91 수준의 높은 일치율을 유지해 왔기 때문이다.
신중한 AI 전략과 제품 기대감
이 같은 급격한 괴리는 타 기술 기업 대비 애플의 AI 도입 속도가 늦고 관련 투자 비용이 적다는 점을 시사한다. 대다수 기술 기업이 독자적인 AI 모델과 에이전트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는 가운데, 애플은 지난 9월 14일에 이르러서야 시리 AI가 탑재된 iOS 27을 출시했다. 시장에서는 애플의 이러한 신중한 AI 접근 방식이 오히려 AI 투자 회의론이 고개를 들 때마다 주가 상승이라는 보상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애플의 첫 폴더블폰인 '아이폰 듀오'의 판매 호조와 향후 전망도 주가에 긍정적인 동력을 제공했다. 아이폰 듀오의 예약 주문이 급증함에 따라 일부 지역에서는 배송이 내년 1월 말까지 지연될 정도의 열기가 이어지고 있다. CNBC는 이러한 애플과 지수 간의 분리가 나스닥 100 지수에는 긍정적 요인이 될 수 있으며, AI 관련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시기에는 애플이 일종의 안전자산 역할을 수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