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로 질병 고치는 시대, 제약사의 변신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디지털 치료제와 디지털융합의약품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며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을 비롯해 한독, 부광약품, 일동제약 등 주요 기업들은 기존의 약물 처방 방식에서 벗어나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혁신적인 치료법과 신규 의약품 발굴에 전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디지털 치료제는 인지 기능 개선 등을 목적으로 애플리케이션과 같은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질병을 다스리는 방식이다. 한독은 웰트와 손을 잡고 불면증 치료를 위한 디지털 기기인 '슬립큐(SleepQ)'를 공급하고 있다. 식약처로부터 통합심사 1호 혁신의료기기로 허가받은 슬립큐는 불면증 치료의 표준인 인지행동치료(CBT-I)를 디지털로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한독은 지난 4월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실을 전문의약품 조직으로 편입하며 관련 역량을 강화했으며, 슬립큐를 통해 의료진과의 소통을 확대하고 있다.
정신건강부터 비만 관리까지, 확장되는 디지털 치료 영역
부광약품은 조현병 환자를 위한 디지털 치료제 개발에 참여하며 영역을 넓히고 있다. 회사는 최근 삼성서울병원 및 멘탈 웰니스 기업 블루시그넘과 협력하여 조현병 환자의 사회인지기능을 개선하는 '어펙터스(Affectus)'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어펙터스는 디지털 기반의 훈련을 통해 환자의 사회 복귀와 일상 유지를 돕는 것을 목표로 하며, 각 기관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임상적 활용도를 높여 새로운 치료 옵션을 구축할 계획이다.
한편, 약사법에 따른 의약품과 디지털 의료기기 또는 건강지원기기를 결합한 '디지털융합의약품' 개발도 활발하다. 이는 의약품과 디지털 기기를 병행 사용하여 환자의 맞춤형 치료를 지원하고 복약 순응도를 높이는 방식이다. 이러한 형태의 제품은 기존의 개별 심사 방식과는 다른 접근이 필요함에 따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통합심사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AI 플랫폼과 결합한 통합 치료 솔루션의 등장
한미약품은 국내 최초의 GLP-1 비만치료제인 '에페'에 디지털 의료기기를 결합한 형태의 융합의약품을 준비하고 있다. 이는 'TLS(Total Lifestyle care) 플랫폼'으로서, 투약 후 환자의 식단 관리와 생활습관 교정은 물론 운동 능력 향상까지 돕는 통합적인 체중 감량 지원 체계다.
일동제약 역시 웰트와 함께 인공지능(AI) 기반의 디지털융합의약품 공동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일동제약의 의약품 및 건강기능식품 포트폴리오에 웰트의 AI 에이전트 플랫폼인 'DrugOS'를 결합하여, 환자의 치료 성과를 극대화하고 복약 지속성을 높이는 것이 목표다. 업계 관계자는 디지털 기술이 환자 관리의 효율성을 높이고 치료의 연속성을 유지하는 데 기여하는 만큼, 향후 성장 잠재력이 매우 높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