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와 전기차 수요가 이끄는 배터리 업계의 반등

국내 배터리 3사가 에너지저장장치(ESS) 분야의 성장세와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의 수요 회복을 발판 삼아 실적 개선의 물꼬를 텄다. 장기간 지속되었던 침체 국면을 벗어나기 위해 신규 수요처를 발굴하는 한편, 생산 공정의 효율화를 달성하며 본격적인 반등 흐름을 보이고 있다.

30일 관련 업계의 발표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은 올해 3분기 잠정 실적을 통해 9조 6343억 원이라는 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삼성SDI 또한 지난 2분기 기록했던 2038억 원의 영업이익보다 약 2배가량 늘어난 4078억 원의 이익을 거두며 흑자 기조를 공고히 했다. SK온의 경우 일회성 수익이 포함되었던 지난 분기와 비교하면 적자로 전환되었으나, 원가 절감 노력을 통해 본질적인 수익 구조를 개선하는 흐름은 유지했다.

사업 구조 다각화와 수익성 개선의 성과

최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설이 확산되면서 전력 수요가 급증한 점이 배터리 업계에는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기존에 전기차에 편중되었던 사업 구조가 ESS 영역으로 확장됨에 따라, 특정 고객사의 판매량 변동에 따라 실적이 요동치던 리스크도 완화되는 추세다. LG엔솔은 북미 지역에서의 ESS 출하량 증가와 생산 확대가 맞물리며 고정비 부담을 덜어내는 데 성공했다.

삼성SDI 역시 ESS 및 데이터센터용 배터리백업유닛(BBU)의 판매가 늘어나며 실적 회복을 뒷받침했다. 이는 단순한 생산시설 확충 단계를 넘어, 늘어난 물량이 실제 매출과 이익으로 직결되는 단계에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LG엔솔은 북미 합작공장의 가동 확대와 유럽향 미드니켈 배터리 공급 증가를 통해 성과를 냈으며, 삼성SDI는 전기차용 원통형 배터리의 판매 호조를 이끌어냈다. SK온은 3분기 판매량이 전분기 대비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일회성 요인이 제외된 1분기와 비교하면 영업손실을 2600억 원 이상 줄이는 비용 절감 효과를 거뒀다.

향후 과제와 시장의 신중론

앞으로의 핵심 과제는 ESS 시장의 성장세와 전기차 수요 회복을 지속 가능한 이익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LG엔솔과 삼성SDI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및 중저가 전기차용 제품군으로 공급 범위를 넓히는 동시에 북미 ESS 생산량을 증대하고 있다. SK온 또한 소재 조달 기반을 다지고 북미 ESS 공급 계약을 추진하며 사업 확장에 나설 계획이다.

다만 이번 실적 반등이 업계 전반의 완전한 회복을 의미한다고 확신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분석도 존재한다. 미국과 유럽 시장의 수요 양상이 서로 다르고, 일부 기업의 실적에는 고객사로부터 받은 보상금이나 미국의 세액공제 혜택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규 생산시설 운영에 따른 초기 비용을 낮추고 실제 출하량을 꾸준히 늘려나가는 것이 회복세를 지속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