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조정과 금리 인상 여파로 꺾인 소비 심리

가계의 경제적 낙관론이 한 달 만에 다시 위축됐다. 국내 증시의 급격한 하락세와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정성, 그리고 고용 시장의 침체에 대한 공포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경기와 수입, 취업 및 주택 가격에 대한 전망치가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은행이 지난 13일부터 20일까지 전국 2,500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10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5.4를 기록하며 지난달의 106.6보다 1.2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지표는 소비자가 체감하는 경제 상황과 미래 전망을 나타내는 6개 핵심 지표를 통합한 수치로, 기준점인 100을 상회할 경우 경제를 낙관적으로 보는 시각이 더 많음을 의미한다.

경기 및 고용 전망의 동반 하락

경제 상황에 대한 전반적인 기대치도 하향 곡선을 그렸다. 현재의 경기 상태를 나타내는 현재경기판단CSI는 전월보다 1포인트 낮은 82로 집계됐으며, 향후 경기에 대한 기대감을 담은 향후경기전망CSI 역시 2포인트 떨어진 88에 머물렀다.

박용민 한국은행 경제심리조사팀장은 이러한 하락 원인에 대해 반도체 산업의 경기 둔화 우려와 장기화되는 고용 부진, 국내 주식 시장의 조정 국면을 언급했다. 여기에 기준금리 인상과 중동발 불확실성 등 대외적 위험 요소들이 겹치면서 경기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확산됐다는 분석이다. 고용 시장의 불안을 반영하는 취업기회전망CSI도 전월 대비 2포인트 하락한 86을 기록했는데, 이는 인공지능(AI) 기술의 급격한 확산이 일자리 구조에 미칠 부정적 영향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가계 경제와 물가 전망의 흐름

가계의 살림살이에 대한 전망도 전반적으로 어두워졌다. 최근의 주가 하락과 금리 상승 기조가 가계 경제에 압박을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생활형편CSI는 93으로 전월 대비 1포인트 상승했으나, 미래를 나타내는 생활형편전망CSI는 1포인트 내린 97을 기록했다. 가계수입전망CSI와 소비지출전망CSI는 각각 1포인트씩 하락해 101과 109를 나타냈으며, 주택가격전망CSI 또한 전월보다 1포인트 하락한 124로 집계됐다.

반면 물가에 대한 인식은 지난달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향후 1년간의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전월과 동일한 2.7%를 기록했으며, 3년 및 5년 후의 기대인플레이션율 역시 각각 2.6%로 전월과 차이가 없었다. 이는 국제 유가 상승 압력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석유 가격 상한제 연장과 기준금리 인상 같은 하방 압력 요인들이 서로 맞물리며 상쇄된 결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