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5억 투입되는 벽소령 도로 사업, 이동 시간 40분 줄인다

경남 함양군 마천면과 하동군 화개면 사이를 가로막고 있는 벽소령 구간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도로 신설 사업이 본격화된다. 함양군과 하동군은 지난 28일 함양군청에서 만나 '지방도 1023호선 벽소령 도로 개설사업'의 공동 추진을 위한 협정을 체결했다고 29일 공표했다. 이번 합의를 통해 양 지자체는 지리산의 남북 축을 잇는 교류 확대와 관광 네트워크 연결에 뜻을 모았다.

해당 사업은 함양군 마천면 삼정리에서 시작해 하동군 화개면 대성리에 이르는 총 16km 구간을 대상으로 한다. 도로 폭은 9.5m 규모로 계획되었으며, 전체 구간 중 14km는 일반 도로로, 나머지 2km는 터널로 조성될 예정이다. 총사업비는 1935억 원 규모로 책정되었다. 구체적인 완공 시점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도로가 완성되면 함양군청과 하동군청을 오가는 차량 이동 시간이 기존 1시간 50분에서 1시간 10분으로 약 40분가량 줄어들 전망이다.

지역 경제 활성화 기대와 환경 훼손 우려 사이의 갈등

현재 벽소령 구간은 직접적인 도로 연결이 부재해, 인근 주민들과 방문객들이 산청 방향으로 우회해야 하는 교통 불편을 감수하고 있다. 이번 도로 개설이 실현되면 이동 거리 단축과 교통 편의가 개선되는 것은 물론, 지리산 북부의 산림·휴양 자원과 하동 남부의 관광 자원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지역 간 교류 및 관광 산업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양 군은 관련 법령이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 재정적·행정적 지원에 힘을 합치기로 했으며, 필요한 행정 절차 역시 공동으로 밟아나갈 방침이다. 특히 지리산의 자연환경 보전과 생태적 가치 수호, 그리고 주민들의 권익 보호를 최우선으로 고려하며, 주민설명회를 개최해 지역사회의 폭넓은 공감을 끌어낼 계획이다. 다만 환경단체 측에서는 해당 도로가 지리산의 생태계와 자연유산을 파괴할 것이라고 주장하며, 이것이 지역 소멸 문제를 해결할 근본책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반대하고 있다.

국가지원지방도 승격 추진과 지자체장의 의지

함양군은 지난 2021년부터 해당 사업의 동력을 얻기 위해 국토교통부와 경상남도 등 유관 기관에 국가지원지방도 승격을 지속적으로 건의해 왔다. 올해 9월에는 하동군과 실무협의를 진행하며 공동 대응 방안을 구체화했다. 김현수 하동군수는 이번 사업이 두 지역의 교통 여건을 혁신하고 지리산권 관광 자원을 잇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병영 함양군수 또한 벽소령 도로가 함양과 하동을 결속시키고 지역 교류와 관광 활성화를 견인할 핵심 교통 기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