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호황이 이끈 사상 첫 분기 영업익 100조 돌파
삼성전자가 29일 3분기 확정 실적을 공시하며 올해의 성적표를 공개한다. 인공지능(AI) 시장의 급격한 팽창으로 인한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지속됨에 따라, 반도체(DS) 부문의 영업이익이 110조원에 육박하는 기록적인 수치를 달성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메모리 반도체의 수급 불균형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의 공급 확대 가능성과 향후 전개될 주주환원 정책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오전 연결 기준 3분기 확정 실적과 함께 각 사업부별 세부 지표를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 8일 공개된 잠정 실적에 따르면,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82.50%라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107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분기 기준으로 사상 처음 100조원 벽을 넘긴 수치로, 매출 또한 전년보다 126.59% 증가한 195조원을 달성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HBM4 공급 확대와 장기계약이 견인할 내년 실적
이러한 기록적인 실적의 핵심 동력은 메모리 반도체 사업부인 것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투자가 가속화되면서 D램과 낸드플래시의 가격이 동반 상승했고, 이에 따라 DS 부문의 영업이익이 110조원 수준에 근접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비메모리 영역인 파운드리와 시스템LSI 부문은 3분기에도 약 1조원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을 가능성이 크다.
시장 전문가들은 메모리 공급 부족 현상이 지속됨에 따라 삼성전자의 성장 모멘텀이 내년에도 견고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6세대 제품인 HBM4의 공급 물량이 늘어나면서 수익성이 한층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해 메모리 확보에 사활을 걸면서 장기공급계약(LTA) 비중도 높아지는 추세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내년도 메모리 생산량의 70~80%를 이미 LTA로 확보한 상태로 보고 있으며, 나머지 20~30%의 물량을 두고도 미국 주요 하이퍼스케일러들의 확보 경쟁이 치열하다고 분석한다.
SK하이닉스가 전날 발표한 전망에서도 메모리 부족 현상은 2030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화투자증권의 박준영 연구원은 엔비디아의 루빈 플랫폼 출하와 맞물려 HBM4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고 설명하며, 올해 조기 양산을 시작으로 내년부터는 출하량 증가가 실적에 본격적으로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DX 부문 적자 지속과 대규모 주주환원 정책의 향방
메모리 업황의 호조로 삼성전자의 실적 기대치는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다. 증권업계가 추산하는 4분기 컨센서스는 매출 206조5424억원, 영업이익 116조7887억원 수준이며, 연간 총 영업이익은 371조5632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완제품(DX) 부문은 부품 원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2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할 위기에 처했다. 지난 2분기 8000억원의 손실을 낸 데 이어 3분기에도 1조원대의 영업적자가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발표에서 주주환원 정책의 구체화 여부도 핵심 관전 포인트다. SK하이닉스가 100조원 규모의 주주환원을 예고한 가운데, 삼성전자 역시 대규모 보상책을 준비 중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8월 연간 90조~110조원 규모의 주주환원 방안을 밝힌 바 있으며, 이번 3분기 정규 배당을 포함해 약 30조원 규모의 현금배당을 집행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배당 액수와 일정은 이번 확정 실적 공시를 통해 확정될 전망이다.
나머지 주주환원 방식은 내년 1월 연간 경영실적이 확정된 이후 결정될 예정이다. 추가적인 현금배당이나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등 다양한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만큼,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삼성전자가 어떤 수준의 주주친화 정책을 선보일지가 시장의 관심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