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능 AI 공격 시대, 기본 방어 체계가 생존 가른다

“AI 기술을 활용해 해킹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은 절반의 진실일 뿐이다. 무엇보다 기존에 구축된 보안 체계를 견고히 다지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최영철 솔루션즈 대표는 지난 28일 경기 의왕시 소재 본사에서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히며, 사이버 보안의 핵심은 기초적인 방어 체계의 강화에 있음을 역설했다. 암호와 인증 분야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보안특별위원회 및 국가정보원 정책 자문역을 맡고 있는 최 대표는, 1세대 사이버 보안 전문가로서 이론과 실무를 두루 갖춘 인물이다.

최 대표는 최근 사이버 공격의 속도가 고성능 AI의 등장과 함께 급격히 빨라졌다고 분석했다. 그는 현재의 공격 양상을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분류했다. 에이전트 기반의 공격 도구를 활용해 정상적인 사용자 계정으로 침투한 뒤 정보를 빼내는 방식과, 프로그램의 알려지지 않은 결함을 공략하는 제로데이 공격이 그것이다. 특히 그는 최근 금융권 사례를 언급하며, 기본 보안 모니터링 시스템이 잘 갖춰진 곳은 이러한 공격을 성공적으로 방어해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는 기본적인 방어 인프라에 대한 지속적인 점검과 투자가 왜 필수적인지를 입증하는 대목이다.

‘가상패치’로 제로데이 공격의 공백 메운다

최 대표가 지목한 가장 치명적인 위협은 프로그램 내부의 숨겨진 결함을 노리는 제로데이 공격이다. ‘투셸’ 사례처럼 보안 취약점이 발견되었을 때, 전체 웹사이트 코드를 수정하여 패치를 적용하는 방식은 막대한 시간과 비용을 소모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대응 공백기는 해커들에게 최적의 침투 기회를 제공하게 된다.

이에 솔루션즈는 코드 수정 없이 보안 규칙을 변경함으로써 공격을 차단하는 ‘가상패치’ 기술을 선보였다. 최 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노드투셸’과 같은 추가적인 취약점이 발견되더라도 공격 차단 규칙인 룰셋을 업데이트하는 것만으로도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하다. 솔루션즈는 투셸의 위험성을 고려해 신속한 방어가 필요한 기관과 기업들을 대상으로 내달까지 한 달간 가상패치 솔루션을 무상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제로트러스트와 AI 네이티브 보안으로의 체질 개선

긴급한 보안 위협을 해결한 뒤에는 ‘제로트러스트’ 체계로의 전환이 다음 과제로 제시되었다. 이는 내부 네트워크 사용자라 할지라도 무조건 신뢰하지 않고, 기기와 권한을 지속적으로 검증하는 방식이다. 최 대표는 기존의 외부 경계 방어 중심 보안 체계는 이미 한계에 봉착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최근 금융권의 대외 업무지원시스템 공격 사례를 들며, 제로트러스트 체계가 구축되어 있었다면 아르텍스 같은 계정 탈취 공격이나 정상 계정을 이용한 침투를 사전에 탐지하고 막아낼 가능성이 훨씬 높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궁극적인 지향점은 ‘AI 네이티브 보안 체계’로의 진화다. 최 대표는 보안 취약점의 근원이 결국 인간 개발자의 코드 버그에서 시작된다는 점을 지적하며, AI가 코드를 직접 작성하게 함으로써 오류를 원천 차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한, 기존처럼 관제 요원이 모든 경보를 개별적으로 분석하는 방식은 한계가 있으므로, AI 에이전트가 반복적인 모니터링과 분석을 수행하고 인간은 이를 감독하며 중요한 판단에 집중하는 구조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시장을 향한 통합 보안 플랫폼 도약

솔루션즈는 지난해 연간 흑자 전환과 함께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는 작년 말 인수한 크레온유니티의 성과가 반영되면서 더욱 가파른 성장이 기대된다. 클라우드 기반 보안 사고의 증가와 제로트러스트 및 국가망보안체계(MLS) 시장의 활성화는 솔루션즈의 실적 성장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동력이 될 전망이다.

내년부터는 일본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선다. 최 대표는 단순한 개별 제품 판매를 넘어, 보안의 전 과정을 아우르는 통합 보안 플랫폼 형태로 세계 무대에 도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