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정책위원회가 '플랫폼 안전망 제도화'를 위한 공동 토론회를 개최하며 초당적인 노동 약자 보호 법안 마련에 나선 가운데, 정작 보호 대상인 플랫폼 및 특수고용직, 프리랜서 노동자들은 이에 반대하며 강력한 목소리를 냈다.

“선언적 권리보다 실질적 노동법 적용이 우선”

비정규직이제그만공동투쟁과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 등은 지난 29일 서울 서대문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노동법 밖 노동자들이 밝히는 법제도 요구' 토론회를 열고 현행 입법 방향을 비판했다. 이들은 민주당이 추진 중인 '일하는 사람 기본법' 등 정치권의 대안이 단순한 선언적 문구에 그칠 뿐, 최저임금 준수나 노동시간 규제, 해고 제한과 같은 실질적인 법적 권리를 담보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별도의 법안을 만드는 대신 기존 노동관계법을 전면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주장했다.

대리운전 종사자인 김주환 씨는 “현재 우리에게 절실한 것은 일하는 사람 기본법이 아니라 최저임금의 보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해당 법안이 모든 일하는 이에게 공정한 계약과 정당한 보수를 약속한다고 명시하고 있으나, 이러한 선언만으로는 노동자가 법정 최저임금 이상의 급여를 실제로 받을 수 있는 근거가 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또한 노동법의 사각지대를 없애는 올바른 방향은 낮은 수준의 보호 체계를 별도로 구축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노동법의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문화예술 및 소규모 사업장 노동자들의 호소

노동관계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프리랜서 문화예술 노동자들의 피해 사례도 공유되었다. 안명희 문화예술연대 정책위원장은 예술인권리보장법이 강제력을 갖지 못해 임금체불 구제에 한계가 있음을 지적하며, 체불된 임금을 받기 위해 결국 근로자성을 입증하는 소송을 거쳐야 하는 현실을 꼬집었다. 안 위원장은 고용보험과 산재보험조차 적용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별도의 제도를 활용하는 방식은 실효성이 없음을 이미 경험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일하는 사람 기본법이 제정되더라도 임금체불이나 보험 적용 문제는 여전히 미결 과제로 남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근로기준법의 전면 적용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장종수 직장갑질119 온라인노조 사무처장은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들이 부당해고 제한이나 근로시간 규정, 중대재해처벌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현실을 짚었다. 아울러 초단시간 노동자들이 휴일이나 연차휴가와 관련된 근로기준법 조항에서 배제되고 있는 점을 언급하며, 이들에게도 근로기준법을 예외 없이 적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여야, 플랫폼 안전망 구축 위해 협력 약속

이와 별개로 같은 날 국회에서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정책위가 '플랫폼 안전망 제도화 토론회'를 공동으로 진행했다. 권칠승 민주당 정책위원장은 민주당의 '일하는 사람 권리 기본법'과 '근로자 추정제'를 기본 토대로 삼고, 국민의힘이 제안한 공제회 지원, 보수 보증, 표준계약서 도입, 분쟁조정 등 5대 대책을 결합해 초당적인 통합 입법을 완성하자는 구상을 내놓았다.

이에 대해 임이자 국민의힘 정책위원장은 플랫폼 노동자와 노동 약자를 보호하려는 여야의 법안이 접근 방식은 다르지만 입법 목적은 일치한다고 화답했다. 임 위원장은 이번 토론회를 발판 삼아 여야가 플랫폼 안전망 구축을 위한 공동 법안을 마련하고, 국회 통과를 위해 힘을 모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