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투자 열풍, 금리 영향설에 선 그은 워시 의장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인공지능(AI) 관련 투자 열기가 금리 변동으로부터 자유롭다는 시장의 관측에 대해 반박했다. AI 기업들이 높은 수익성을 바탕으로 금리 인상 압박을 견뎌낼 것이라는 일각의 시각과 달리, 워시 의장은 금리가 경제의 거의 모든 영역에 파급력을 미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특히 그는 미국의 첨단기술 투자 확대 과정에서 한국 경제의 역할에 대해 예상보다 깊은 관심을 두고 있다고 언급해 주목받았다.

워시 의장은 지난 28일(현지시간) 열린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금리 인상이 AI 투자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는 금리가 직접적 혹은 간접적인 방식으로 경제의 모든 요소에 작용한다고 강조했다. AI 분야의 기대수익률이 매우 높다는 이유로 금리 인상에도 투자가 지속될 것이라는 논리가 제기되어 왔으나, 워시 의장은 지난 9월 초 이후 기술 분야에서 금리의 영향력이 실제로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투자자들이 자산을 더욱 까다롭게 선별하기 시작했으며, 특정 자산의 신용스프레드가 확대된 점이 그 근거로 제시됐다.

산업 전반으로 확산하는 설비투자

워시 의장은 새로운 기술의 등장과 투자 급증 상황에서도 금리의 중요성은 여전하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AI 투자가 다른 경제 활동과 완전히 분리되어 작동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또한 그는 미국의 경제 강세가 오로지 신기술 덕분이라는 설명은 지나치게 단순하다고 지적하면서도, 최근 경제 지표상 설비투자가 단순히 강한 수준을 유지하는 것을 넘어 그 범위가 다양한 산업군으로 넓어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한국·일본, 미국 기술 투자의 핵심 공급망

연준의 대차대조표 축소 정책이 한국과 일본 등 미국 국채 보유국 및 달러 자금시장에 미칠 영향을 묻는 질문에 대해, 워시 의장은 한국 경제를 생각보다 훨씬 면밀히 살피고 있다고 답했다. 그가 한국에 주목하는 구체적인 이유는 첨단 기술 투자를 뒷받침하는 핵심 투입 요소의 상당 부분이 한국과 일본에서 공급되기 때문이다. 이는 미국의 기술 투자 확대를 위해 양국의 공급망이 필수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아울러 워시 의장은 한국은행 총재와 약 20년 동안 친분을 유지해 온 사이임을 덧붙였다.

한편, 연준의 대차대조표 운영 방식에 대해서는 현재 별도의 태스크포스(TF)가 검토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TF의 권고안이 내년 1분기 초 FOMC에 제출될 가능성은 있으나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워시 의장은 실제 정책의 변화는 TF가 제안한 내용을 충분히 검토한 뒤에 결정될 것이라는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