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활용률 81.3% 시대, 기업의 성패 가른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한민국 국민 10명 중 8명은 일상생활이나 학업, 업무 등 다양한 영역에서 인공지능(AI)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 AI 활용률이 81.3%에 달한다는 사실은 이제 인공지능이 기술 기업들만의 전유물이 아님을 시사한다. 기업 측면에서도 AI는 비즈니스의 성패와 생존을 결정짓는 핵심적인 척도로 자리 잡았다. 경제계의 분석을 살펴보면, AI를 도입한 기업은 노동생산성이 5배 이상 급증하며 임금 수준 또한 25% 이상 향상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경제학적 관점에서도 AI 도입은 단순한 도구의 교체를 넘어 기업의 생산함수 자체를 상향시키는 혁신적 변화로 해석된다.
심화되는 디지털 격차와 중소기업의 한계
반면 중소 제조기업의 AI 활용 현황은 여전히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스마트공장 도입률은 20% 수준에 그치고 있으며, 이마저도 대부분 단순한 데이터 수집 단계에 머물러 있다. 실제 이들의 AI 도입률은 1%라는 극히 낮은 수치를 기록 중이다. 특히 수도권의 AI 도입률이 40.4%인 것에 비해 비수도권은 17.9%에 불과해, 지역 간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자본과 인프라, 고급 인재가 수도권으로 쏠리는 '디지털 남방한계선' 현상이 고착화되는 양상이다. 이러한 배경 때문에 지난해 시작된 정부의 '지역 주도형 AI 대전환 사업'이 지역 제조기업들에게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맞춤형 솔루션과 인프라 분산이 핵심
중소 제조기업들이 AI 도입을 망설이는 주된 이유는 무엇일까. 실태조사 결과, 기업의 절반 이상은 데이터 수집을 위한 기초 기반이 부족하다는 점을 원인으로 꼽았다. 이 외에도 막대한 투자 비용에 대한 부담, 전문 인력의 결핍, 실질적인 적용 사례나 정보의 부재 등이 주요 장애물로 파악됐다. 따라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추진하는 제조업 AI 전환(AX) 지원책은 기존의 획일적인 방식에서 탈피해 기업의 다양한 수요를 반영해야 한다. 경남의 방산 및 우주항공, 대구의 자동차 부품, 전남과 광주의 바이오 및 신재생에너지, 강원의 헬스케어 등 지역별 주력 산업에 최적화된 '맞춤형 AI 솔루션'을 개발하고 현장에 안착시키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공정 최적화나 예지 보전 솔루션이 실무자에게 직접 전달될 때, AI는 단순한 비용이 아닌 확실한 투자 수익으로 전환될 것이다.
인재 양성과 국가적 인프라 구축의 필요성
제조업 전반에 AX를 확산하기 위해서는 수도권에 편중된 AI 인프라를 지역별로 분산하는 노력도 병행되어야 한다. 지역 거점마다 클라우드 환경을 조성하고 공공 GPU 및 AI 팜을 구축하는 일을 국가적 과제로 다뤄야 한다. 지역 기업들이 자체적인 역량만으로 대규모 AI 모델 학습과 실증에 필요한 인프라를 감당하기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인프라 구축과 더불어 현장에 투입될 인재를 육성하고 유인하는 것도 시급한 과제다. 지역 기업의 만성적인 구인난을 고려할 때 우수한 인력을 확보하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역 대학 및 전문 교육기관과 협업하여 이론을 넘어선 재직자 대상 AI 직무 교육과 현장 밀착형 실습 과정을 확대해야 하며, 양성된 인재가 지역에 머물도록 공공 인력 매칭 플랫폼을 고도화해야 한다.
지역 산업의 생산함수를 바꿀 마중물
지역 제조기업에 있어 AX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소명이자, 혁신 자원이 고갈되어가는 지역 사회의 유일한 생존 전략이다. 다행히 정부는 지난 29일, AI 데이터의 선순환과 인력 확충을 골자로 한 AI 확산 전략을 발표했다. 이번 정책 지원이 단발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지역 산업 전반의 생산함수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마중물이 되기를 기대한다. 정부의 전략적 투자와 지자체의 현장 중심 기획, 그리고 기업의 용기 있는 도전이 삼위일체를 이룬다면, 디지털 남방한계선은 사라지고 대한민국 제조 강국의 저력이 지역 곳곳에서 발휘될 것이다. 김성섭 한양대 특임교수이자 법무법인 YK 고문은 이러한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