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 기능 탑재한 신형 맥북 프로 공개

애플이 그동안 고수해 온 제품 설계 원칙을 깨고, 사상 최초로 터치스크린 기능이 들어간 맥북 프로를 선보였다. 이는 존 터너스 신임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새로운 경영 체제에서 애플의 제품 전략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현지 시간 28일 CNBC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 기반의 '프로LED XDR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차세대 맥북 프로 라인업을 발표했다. 이번 신제품은 기존 모델 대비 시야각과 색 재현력, 화면 밝기를 대폭 개선했으며 무게 또한 경량화했다. 성능 측면에서는 애플의 고성능 반도체인 M5 프로 및 맥스 칩이 탑재되었으며, 운영체제는 기존과 동일한 맥OS(macOS)를 유지한다. 사용자는 손가락을 이용해 화면을 쓸어 넘기거나 직접 터치함으로써 이미지와 영상 콘텐츠를 직관적으로 조작할 수 있게 됐다.

가격 인상과 함께 11월 출시 예정

신형 맥북 프로의 공식 출시일은 다음 달 6일로 예정되어 있다. 가격은 이전 모델들과 비교했을 때 눈에 띄게 상승했다. 14인치 모델의 시작가는 2899달러(약 389만원)이며, 16인치 모델은 3399달러(약 456만원)부터 책정되었다.

이번 변화는 애플의 오랜 하드웨어 철학이 무너졌다는 점에서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애플은 그동안 아이패드는 직접적인 터치 입력에, 맥북은 트랙패드나 키보드 같은 간접 입력 방식에 특화되어 있어 노트북에 터치 기능을 넣을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터너스 CEO 역시 하드웨어 엔지니어링을 총괄하던 수석부사장 시절인 2021년, 맥은 간접 입력 방식에 최적화되어 있어 이를 변경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그는 이번 로스앤젤레스 행사에서 맥 시리즈에 처음으로 터치 기능을 도입한다는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PC 시장 침체와 AI 전략의 결합

애플의 이번 행보는 글로벌 PC 시장의 하락세 속에서 이루어졌다. IDC의 자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전 세계 PC 출하량은 전년 대비 20% 급감했으며, 애플의 출하량 또한 1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인공지능(AI) 수요 확대로 인한 메모리 수급 불균형과 그에 따른 노트북 가격 상승이 소비자 수요를 위축시킨 결과로 풀이된다.

애플 역시 이러한 메모리 가격 상승 압박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팀 쿡 전 CEO는 올여름 메모리 가격 상황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경고한 바 있으며, 실제로 애플은 올해 맥 제품군의 상당수 가격을 인상했다. 한편 애플은 맥을 기기 내부에서 AI를 구동하는 '온디바이스 AI'의 핵심 플랫폼으로 육성 중이다. 이달 초 애플은 메타(Meta)와 협력하여 여러 대의 맥을 연동해 거대 AI 모델을 실행할 수 있는 기술을 선보이며 새로운 시장 공략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