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4개 권역으로 넓어지는 원격 의료 네트워크
지역 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한 환자들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살피고, 거점병원의 전문 의료진이 원격으로 협진을 돕는 '원격중환자실(e-ICU)' 서비스가 서울 지역까지 범위를 넓힌다. 보건복지부는 강원과 충북 권역에 이어, 오는 11월 1일부터 서울 권역에서도 원격중환자실 협력 네트워크 구축 사업을 본격적으로 가동한다고 29일 발표했다. 이로써 기존 경기와 인천 권역을 포함해 원격중환자실 운영 지역은 전국 총 4개 권역으로 확대된다.
정보통신기술(ICT)을 기반으로 하는 원격중환자실 사업은 권역별 거점병원과 지역 협력병원 간의 중환자실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데 목적이 있다. 거점병원의 통합관제센터에서는 협력병원 중환자들의 생체 징후와 이상 징후를 원격으로 상시 모니터링한다. 이를 통해 의료진 사이의 자문과 협진이 가능해지며, 긴급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신속한 전원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체계다.
의료 격차 해소 위한 AI 기술의 도입
중환자 치료는 전문 의료진의 즉각적인 대응이 필수적이지만, 병원급에 따른 진료 역량 차이는 여전히 존재한다. 제4차 중환자실 적정성 평가 결과에 따르면, 상급종합병원의 중환자실 전담전문의 배치율은 100%에 달했으나 종합병원은 37.6% 수준에 머물렀다. 평가 점수에서도 상급종합병원은 95.3점을 기록한 반면 종합병원은 63.8점에 그쳐 의료 서비스의 격차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서울 권역의 경우 삼성서울병원이 거점 역할을 맡으며 서울의료원, 서울시 서남병원, 혜민병원이 협력 네트워크에 참여한다. 이번 사업은 상급종합병원과 공공 및 민간 종합병원 간의 협력 체계를 다지는 데 주력하며, 특히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환자 관제와 원격 협진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도입되는 AI 기술은 환자의 상태 악화 예측, 영상 데이터를 통한 생체정보 분석, 음성인식 기술을 이용한 협진 내용 요약 등 세 가지 분야로 구성된다. 이를 통해 의료진은 환자의 변화를 빠르게 파악하고 진료 정보를 효율적으로 공유할 수 있게 된다.
검증된 성과와 지역 의료권 중심의 협력
앞서 이달 1일부터 운영을 시작한 강원·충북 권역은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을 중심으로 원주의료원과 충주의료원이 협력한다. 이는 행정구역의 경계를 넘어 실제 환자의 의료 이용권을 우선시하여 구축된 첫 번째 협력 사례로, 전담전문의가 부족한 지역 협력병원에 전문적인 진료 자문과 모니터링 서비스를 제공한다.
기존 경기·인천 권역에서 나타난 운영 성과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해당 권역에서는 6만 3,991건의 환자 상태 모니터링과 240건의 원격 협진이 이루어졌으며, 특히 환자 전원 결정에 소요되는 시간이 평균 175분에서 90분으로 약 48.6% 단축되는 성과를 거뒀다. 올해 9월까지의 실적을 봐도 모니터링 4만 3,389건, 원격 협진 259건을 기록했으며, 거점병원으로의 전원 51건과 상태 호전에 따른 지역병원 회송 20건을 지원했다. 사업 시행 이후 올해 9월까지의 누적 실적은 모니터링 10만 7,380건, 원격 협진 499건에 이른다.
보건복지부는 새롭게 추가된 권역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 한편, 4개 권역 전체의 운영 실적과 성과를 지속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최경일 보건복지부 첨단의료지원관은 원격중환자실이 지역 의료기관이 거점병원의 전문성을 빌려 진료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돕는 사업임을 강조하며, 병원 간 협력을 통해 지역에서도 적시에 적절한 중환자 치료가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