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복지기금 전수조사 결과 드러난 부적정 운용 실태

노동자의 복리 증진과 생활 안정을 목적으로 적립되는 사내·공동근로복지기금이 본래 취지에 어긋나게 사용된 사례가 대거 확인됐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4월 1일부터 지난달 30일까지 사내·공동근로복지기금법인 5,308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수 점검 결과를 29일 공개했다. 이번 조사 대상에는 민간 기업 5,150곳과 공공기관 및 지방공기업을 포함한 공공부문 158곳이 모두 포함됐다.

매년 진행되는 결산 점검과는 별개로 추진된 이번 전수조사는 기금법인의 사업이 노동자 복지라는 목적에 부합하게 집행되는지 검증하기 위해 마련됐다. 노동부는 근로복지기본법 위반 여부를 가려내기 위해 기금 운용의 적정성과 정관 준수 여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봤다.

법정 한도 초과 및 부적절 수혜 대상 선정 빈번

점검 결과에 따르면 총 82곳의 법인(공공 5곳, 민간 77곳)에서 90건의 부적정 운용 사례가 포착됐다. 유형별로 분석했을 때 가장 빈번하게 나타난 위반 사항은 법정 지출 한도를 넘겨 기금을 사용한 경우로 총 45건에 달했다. 이어 정관을 개정했음에도 불구하고 변경 인가 신청을 누락한 사례가 20건이었으며, 노동자가 아닌 기관장이나 대표 등 임원을 수혜 대상에 포함해 운영한 사례도 12건으로 집계됐다.

기금을 본래의 용도와 다르게 사용한 사례도 7건 확인됐다. 사업주가 부담해야 할 여름휴가비나 스톡옵션 등의 금품을 기금법인이 대신 지급하거나, 정관에 명시되지 않은 복지 사업을 진행한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또한 전체 노동자의 10% 미만에 해당하는 소수 인원에게 기금 기본재산의 절반 이상을 대출해주는 등 복지 혜택이 특정 소수에게 편중된 유형도 6건 파악됐다.

전세금 대출 의혹 전 대표 송치 및 제도 개선 약속

특히 복지기금을 대출받아 아파트 전세금으로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는 코스포영남파워의 전 대표는 근로복지기본법 위반 혐의로 노동부에 의해 송치됐다. 나머지 89건의 위반 사례에 대해서는 즉각적인 시정 명령이 내려졌으며, 노동부는 연말까지 정관 변경 인가 신청 요구와 사업주의 추가 출연 지시 등 필요한 조치를 모두 마무리할 방침이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근로복지기금의 유용 사례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와 감독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최근 법정 제출 서류의 범위를 넓히고 점검 항목을 보완하는 등 기금 운영의 체계화를 위한 제도적 개선이 완료된 만큼, 철저한 감독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