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 정당의 의석 감축 합의와 선거제 개편
일본의 연립여당인 자민당과 일본유신회가 야당인 국민민주당과 손을 잡고 중의원 의석을 총 31석 줄이기로 뜻을 모았다. 여권 측은 이번 조치가 정치권의 특권을 폐지하고 국민의 세금 부담을 경감하기 위한 개혁의 일환이라고 강조하고 있으나, 야당 측에서는 자민당의 일당 독주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려는 전략이라는 비판과 함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된다.
NHK 방송의 보도에 따르면, 자민당과 일본유신회, 국민민주당 등 3개 정당의 간사장은 비례대표 의석을 31석 감축하는 선거제도 개혁안에 공식적으로 합의했다. 이들은 현재 진행 중인 임시국회에 해당 법안을 제출하여 통과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번 결정은 지난해 일본유신회가 다카이치 사나에 당시 자민당 총재의 연립여당 제안에 응하면서 내걸었던 '12개 정책 요구 사항'에서 비롯되었다. 당시 일본유신회는 정치인들이 스스로 기득권을 포기하는 개혁을 보여줘야 한다며 의석 감축을 연립의 조건으로 제시했고, 다카이치 총재가 이를 수용했다. 당초 일본유신회는 전체 의석의 10% 수준인 45석 정도의 감축을 요구했으나, 타 정당과의 협의를 거쳐 31석으로 규모를 조정했다. 구체적인 방안은 중의원 전체 465석 중 소선거구 289석은 유지하되, 비례대표 의석을 기존 176석에서 145석으로 축소하는 것이다. 만약 이 법안이 통과된다면 1994년 소선거구·비례대표 병립제가 도입된 이후 단일 제도 개편으로는 최대 규모의 의석 감축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법안 통과 가시화와 야당의 엇갈린 반응
국민민주당이 이번 합의에 동참함에 따라 정원 감축안의 실현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현재 자민당과 일본유신회가 이끄는 연립여당은 중의원에서 3분의 2가 넘는 의석을 확보하고 있어 법안 통과를 위한 동력을 갖췄다. 비록 참의원(248석)에서는 친여 성향 무소속 의원을 포함하더라도 과반 확보까지 약 5석이 부족한 상황이지만, 20표 이상의 영향력을 가진 국민민주당이 합의에 참여하면서 돌파구가 마련되었다. 신바 가즈야 국민민주당 간사장은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우리가 법안 처리에 협조하지 않았다면 연립여당이 45석 감축안을 강행했을 것"이라며, 정치는 타협의 산물임을 강조했다. 이들 3개 정당은 오는 12월 12일 종료되는 임시국회 회기 내에 법안 처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반면 국민민주당을 제외한 다른 야당들은 이번 합의에 대해 날 선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비례대표 의석만을 타깃으로 삼아 줄일 경우, 전국적인 조직력과 지지 기반을 갖춘 자민당 같은 거대 정당에 선거 환경이 훨씬 유리하게 조성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공명당의 기관지인 공명신문에 따르면, 나카노 히로마사 공명당 정무조사회장은 비례대표만 31석을 줄이는 방식은 설득력이 부족하며 소선거구 감축이 제외된 점에 대해 여당의 사정이 있는 것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소선거구와 비례대표의 비율을 3대 2로 유지하는 합리적인 근거가 전제되어야 논의에 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본공산당 역시 다수 야당의 반대를 무시한 채 일부 정당들이 담합하여 다수의 힘으로 밀어붙이는 행태는 용납할 수 없다며 의석 감축 자체에 대해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