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용 AI의 한계, '업무 맥락' 부재가 원인

기업의 비즈니스 흐름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인공지능(AI)은 마치 매일 아침 출근할 때마다 전날 습득한 지식을 모두 망각해버리는 신입 인턴과 다를 바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스리칸트 고쿨나타 오라클 AI 데이터 플랫폼 및 애널리틱스 부문 수석 부사장은 2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엑스포에서 개최된 '오라클 AI 월드 2026' 현장에서 한국 취재진과의 인터뷰를 통해 기업용 AI가 반드시 갖춰야 할 '업무 맥락' 제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고쿨나타 수석 부사장은 거대언어모델(LLM)이 기업의 가공되지 않은 원시 데이터만을 기반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데에는 명확한 한계가 존재한다고 짚었다. AI가 정교한 판단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단순히 사내 데이터에 접근하는 수준을 넘어, 조직 내의 업무 절차와 규칙, 그리고 각 요소 간의 유기적인 관계까지 종합적으로 인지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온톨로지 기술로 비즈니스 구조화

오라클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핵심 기술로 '온톨로지'를 제시했다. 온톨로지는 기업이 보유한 데이터와 업무 개체, 이들 사이의 상호 관계 및 규칙 등을 체계적으로 구조화함으로써 AI가 비즈니스의 맥락을 깊이 있게 이해하도록 만드는 기술적 토대다. 오라클은 AI가 기존의 시맨틱 모델과 업무 시스템, 비정형 문서 및 데이터 소스를 정밀하게 분석하여 온톨로지의 초안을 자동으로 생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이후 기업의 실무자가 이를 검토하고 관리하는 프로세스를 구축했다.

고쿨나타 부사장은 오라클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AI를 이용한 온톨로지 초기 버전 생성 능력을 꼽았다. 그는 가장 난도가 높은 초안 작성 단계는 AI가 맡아 수행하되, 최종적인 관리와 확정은 사람이 담당하는 구조라고 밝혔다. 또한 오라클은 소매, 의료, 건설, 통신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이미 축적해 온 전문 지식을 활용한다. 기존의 산업별 온톨로지와 기업 내부 정보를 결합해 각 산업 특성에 최적화된 모델을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단순 조회를 넘어선 의사결정 지원

온톨로지와 결합된 '시맨틱 추론 엔진'은 AI의 역할을 단순한 데이터 검색에서 실질적인 업무 의사결정 지원 단계로 격상시킨다. 가령 재고 부족 상황이 발생했을 때, AI가 계절적 수요 변화와 공급망의 차질 상태, 그리고 기업의 현금 흐름까지 다각도로 고려해 최적의 대응책을 제안하는 식이다.

한편 고쿨나타 부사장은 기업이 AI를 도입할 때 기술 자체에 매몰되기보다 해결하고자 하는 업무적 과제를 명확히 규정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경영진의 지원이 부족하거나 투자 목적이 불분명할 경우, AI 실험이 실제 운영 단계로 넘어가지 못하는 사례가 빈번하기 때문이다. 그는 단순히 기술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실험적 접근은 AI 도입을 지연시킬 뿐이며, 반드시 실질적인 비즈니스 문제 해결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