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선변호인 선정 누락한 1심 재판, 대법원 '위법' 판결

70세가 넘은 피고인에게 국선변호인을 배치하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된 1심 재판은 형사소송법을 어긴 위법한 절차라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은 항소심이 이러한 절차적 오류를 바로잡지 않고 항소를 기각한 점도 잘못된 것으로 보았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공무집행방해 혐의에 대한 유무죄를 최종 확정하는 대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파기환송하며 재심리를 명령했다.

공무집행방해 혐의 강모 씨 사건의 쟁점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박영재 대법관)는 최근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된 71세 강모 씨에 대해 유죄를 선고했던 원심의 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강 씨는 지난 6월 정부서울청사 민원실에서 국무총리와의 면담을 요구하며 소란을 일으키고, 이 과정에서 청원경찰을 밀치는 등 청사 방호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번 사건의 핵심 쟁점은 피고인이 70세 이상일 경우 형사소송법에 따라 법원이 직권으로 국선변호인을 선정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은 채 내려진 1심 판결의 적법성 여부였다. 현행 형사소송법 제33조는 변호인이 없는 70세 이상의 피고인을 위해 법원이 직접 변호인을 붙여주도록 규정하고 있다.

항소심의 판단 오류와 파기환송 배경

앞서 1심 재판부는 강 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후 진행된 항소심에서는 국선변호인을 선정하여 심리를 진행했으나, 1심 단계에서 발생한 절차적 위반 사항을 시정하지 않은 채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하는 데 그쳤다.

대법원은 이러한 항소심의 대응 역시 법적 오류라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1심의 소송 절차가 형사소송법을 위반한 잘못이 명백하므로, 2심은 위법한 1심 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판결을 내려야 했다고 보았다. 결국 항소를 기각한 원심의 소송 절차 역시 형사소송법을 위반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과오가 있다고 판단하여, 공무집행방해죄에 대한 유무죄 결론을 내리지 않은 채 사건을 파기환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