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경쟁 끝낸 양사의 전략적 결단

부산 센텀시티에서 17년 동안 치열한 승부를 펼쳐온 신세계백화점이 롯데백화점 센텀시티점을 인수하며 지역 유통 지형을 재편한다. 이번 결정에 따라 센텀시티 일대에는 '신세계 타운'이라는 거대한 복합 공간이 들어설 예정이다. 반면 롯데백화점은 수익성이 저조한 점포를 과감히 정리하고 핵심 거점에 자원을 집중하는 '선택과 집중' 기조를 강화하며 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선다.

29일 양사 측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은 롯데 센텀시티점의 인수를 위해 양수도 계약을 완료했으며, 현재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신고서를 제출한 상태다.

쇼핑·주거·호텔 아우르는 '신세계 타운' 조성

신세계는 이번에 인수한 점포를 새롭게 단장하여 기존의 센텀시티점과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쇼핑과 문화, 여가를 아우르는 콘텐츠를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또한 인근 센텀시티 부지에는 내년 착공을 목표로 럭셔리 호텔과 업무 공간, 고급 주거 시설을 결합한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단순한 쇼핑 공간을 넘어 업무와 숙박, 주거 기능이 통합된 '신세계 타운'을 구축함으로써 부산을 대표하는 복합 생활 거점으로 도약시키겠다는 구상이다. 박주형 신세계 대표이사 사장은 이번 양수도가 양사가 경쟁을 넘어 각자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경영 환경을 조성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밝히며, 신세계 센텀시티를 글로벌 수준의 핵심 랜드마크로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매출 격차와 롯데의 사업 재편 전략

지난 2007년 문을 연 롯데 센텀시티점은 2년 뒤 인접한 곳에 신세계 센텀시티가 들어서며 오랜 기간 경쟁 관계를 유지해 왔다. 2023년 기준 롯데 센텀시티점의 연 매출은 1,300억 원대로, 롯데백화점 내 30여 개 점포 중 하위권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대규모 점포인 신세계 센텀시티는 2016년 지역 백화점 중 최초로 연 매출 1조 원을 넘긴 데 이어, 2023년부터 3년 연속 2조 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하며 지난해 신세계백화점 전체 점포 중 매출 3위를 차지했다.

롯데백화점은 이에 대응해 핵심 점포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 중이다. 센텀시티점은 영업을 종료하지만, 외국인 고객 매출이 늘고 있는 부산본점은 전관 리뉴얼을 준비하는 등 지역 투자를 지속한다. 아울러 센텀시티점 임직원들에 대해서는 부산 지역 내 전환 배치를 우선적으로 검토하고, 입점 파트너사들의 원활한 영업 전환을 지원할 방침이다. 현재 롯데는 연 매출 4조 원 달성을 목표로 서울 잠실타운과 명동타운의 리뉴얼을 진행 중이며, 인천점과 노원점은 이미 조치를 마쳤다. 최근에는 청량리점과 연계한 롯데몰을 오픈하며 15년 만에 서울에 신규 쇼핑몰을 선보이기도 했다. 한편, 실적이 중하위권인 미아점과 건대스타시티점의 매각설에 대해서는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