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 후유증의 그림자, '편마비'와 신체 불균형

어느 날 아침 갑작스럽게 젓가락을 쥐는 손에 힘이 들어가지 않거나, 대화 도중 발음이 어눌해지는 현상이 나타난다면 뇌졸중을 심각하게 의심해야 한다.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안면 근육이 처지는 증상 역시 전형적인 전조 증상이다. '세계 뇌졸중의 날'을 맞아 의료계는 뇌졸중 발병 이후 나타나는 다양한 후유증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29일 의료계의 설명에 따르면, 뇌졸중은 고비를 넘긴 후에도 언어장애나 삼킴장애 같은 후유증을 남기기 쉽다. 특히 신체 한쪽이 마비되는 '편마비'는 대표적인 후유증이다. 뇌졸중은 혈관이 막히는 뇌경색과 터지는 뇌출혈로 나뉘는데, 전체 사례의 약 80%를 차지하는 뇌경색의 경우 발병 즉시 병원을 찾아 혈전용해 치료를 받아야 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다. 대한뇌졸중학회의 한국뇌졸중등록사업 보고서에 의하면, 뇌경색 환자 4명 중 1명은 스스로 거동하기 힘든 수준의 장애를 안고 퇴원하는 실정이다.

'건측 과사용'이 초래하는 근골격계 통증과 변형

편마비가 발생하면 환자는 마비되지 않은 쪽인 '건측'에 의존해 일상을 보내게 된다. 마비된 쪽인 '환측' 대신 건측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건측 과사용'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식사나 옷 입기 등 모든 동작을 건측으로 수행하다 보니, 해당 부위의 어깨, 허리, 무릎에 과부하가 걸리며 근골격계 통증이 심화된다. 특히 지팡이를 사용하는 환자들은 체중이 손목과 팔꿈치로 쏠리면서 말초신경 이상을 겪기도 한다. '뇌졸중 및 뇌혈관질환 저널'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보행 보조기구를 쓰는 남성 환자 10명 중 4명 이상에서 건측의 신경 이상이 관찰됐으며, 사용 시간이 길수록 위험도는 높아졌다.

이러한 불균형은 척추와 골반의 변형으로 이어진다. 비대칭적인 보행은 허리 근육의 부담을 키우며, 실제 뇌졸중 환자의 요통 유병률(45.4%)은 일반인(37.2%)보다 약 1.2배 높게 나타났다. 여기에 신경계 손상으로 근육 긴장도가 높아지는 '경직' 증상까지 더해지면, 다리를 휘돌아 걷는 등 보행이 더욱 어려워져 척추측만증이나 골반 틀어짐 같은 심각한 체형 변형을 초래할 수 있다.

전신 관리와 재활을 위한 통합적 접근법

뇌졸중 재활의 핵심은 꾸준한 운동이지만, 건측의 통증 때문에 재활을 포기하는 악순환이 발생하기 쉽다. 따라서 마비 부위뿐 아니라 몸 전체의 균형을 살피는 '전신 관리'가 필수적이다. 한의학에서는 이를 '중풍' 관점에서 접근하여, 침, 약침, 추나요법, 한약 등을 활용한 한의통합치료로 근골격계 통증을 완화하고 틀어진 신체 균형을 바로잡는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메디신'지에 발표한 연구에서도 한의통합치료를 받은 환자들의 무릎 통증 수치(NRS)와 관절염지수(WOMAC)가 유의미하게 개선됨을 확인했다.

일상에서는 척추를 지탱하는 척추기립근을 강화하는 스트레칭이 도움이 된다. 바닥에 엎드려 팔다리와 머리, 가슴을 번갈아 들어 올리는 동작을 통해 좌우 균형을 잡는 연습을 할 수 있다. 배영현 일산자생한방병원 원장은 "뇌졸중 환자와 보호자들은 마비된 팔다리의 회복에만 신경을 쓰다 보니, 그동안 몸을 대신 지탱해 온 반대쪽 어깨와 허리, 무릎의 통증은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통증을 방치하면 재활 운동을 지속하기 어려워지고 회복도 그만큼 더뎌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