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그라든 광역예방순찰대, 수사 인력 확보에 밀려
이상동기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창설되었던 경찰 광역예방순찰대(구 기동순찰대)의 규모가 2024년 말과 비교해 3분의 1 수준으로 급격히 축소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청 폐지 등 형사사법체계의 변화로 경찰의 수사 역량이 핵심 과제로 떠오르자, 수사 부서의 정원을 대폭 확충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결과다. 그러나 최근 흉기 난동과 같은 강력 범죄가 연이어 발생하며 경찰이 다시 순찰 강화를 명령하는 상황이 반복되자, 여론의 흐름에 따라 인력을 임기응변식으로 배치하는 이른바 '인력 돌려막기'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26일 권영진 국민의힘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아온 자료에 따르면, 광역예방순찰대 인원은 2024년 말 2,630명에서 올해 9월 878명으로 줄어들며 총 1,752명(66.6%)이 감소했다. 조직 규모 역시 330개였던 운영팀이 올해 1월 조직개편 이후 162개로 절반 넘게 축소되었다. 집회와 시위를 담당하는 경찰관기동대의 정원 또한 같은 기간 1만 2,138명에서 1만 1,039명으로 감소하며 2년 사이 1,999명(16.5%)이 빠져나갔다.
수사 정원 2,836명 늘었지만, 대부분 치안 인력 차출
지난 3년 전 서울 신림역과 경기 성남시 서현역에서 발생한 흉기 난동 사건 이후, 정부와 경찰은 현장 치안력을 높이는 데 주력해 왔다. 이에 따라 2024년 2월에는 기존 인력을 재배치하여 기동순찰대와 형사기동대(현 광역범죄수사대)를 출범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형사사법체계 개편에 따른 수사 인력 부족 사태가 닥치자, 경찰은 치안과 순찰 인력을 줄여 수사 부서로 돌리는 방식을 택했다.
2025년 이후 현재까지 수사 부서의 정원은 총 2,836명이 늘어났으나, 이 중 92.7%에 달하는 2,630명은 범죄예방, 경무, 정보, 경비 등 기존 정원을 조정해 확보한 인력인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 순수하게 증원된 인력은 206명(7.3%)에 불과했다. 이에 대해 경찰청은 특정 부서원을 그대로 차출한 것이 아니라, 정원을 조정한 뒤 공모 절차를 거쳐 인력을 선발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다만, 이러한 인력 재배치가 실제 예방 순찰 활동의 질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는 확인하기 어렵다. 경찰이 광역예방순찰대의 실제 투입 인원이나 총 순찰 시간 등을 별도로 관리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반복되는 인력 조정, 현장 대응력과 전문성 약화 우려
최근 강력 범죄가 잇따르자 정부는 다시금 치안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인천의 대형 상업시설 흉기 난동 사건과 서울 역삼동 방화 사건 등이 발생하자, 경찰은 전국 시도경찰청에 다중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충분한 경찰력을 배치하라고 지시했다. 이처럼 중대 사건이 터질 때마다 '아랫돌 빼서 윗돌 괴기'식으로 인력을 조정하는 행태가 현장 대응력과 전문성을 동시에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총경급 경찰관은 수사 업무의 중요성도 인정하면서도, 치안·교통·경비 분야 역시 숙련된 경력과 노하우가 필수적인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규모 인력 조정이 반복될 때마다 현장 대응이 어려워지는 것은 물론 직원들의 사기도 저하된다고 토로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 역시 단기적인 보여주기식 조정에서 벗어나, 장기적인 치안 수요를 반영한 인력 수급 계획과 전문성 강화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