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3.3%로 높여 잡았다. 이는 매우 긍정적인 지표이나, IMF가 분석한 세계 경제의 이면에는 여전히 불안 요소가 산재해 있다.

위기의 세계 경제와 AI 투자 불확실성

이번 IMF 세계 경제 전망의 핵심은 '제한된 회복력과 시급한 선택'이라는 문구로 요약된다. 세계 경제가 예상보다 강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회복 가능성은 상당한 압박을 받고 있다는 진단이다. 지정학적 갈등의 심화와 자금 조달 비용의 상승이 성장을 저해하고 있으며, 특히 성장의 동력이었던 인공지능(AI) 투자에 대해서도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IMF는 이제 단순히 충격에 견디는 단계를 넘어, 미래의 성장 잠재력과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한다.

AI 기술로의 전환이 멈춘 것은 아니지만, 현재의 논쟁은 기술의 방향성이 아닌 '진행 속도'에 맞춰져 있다. 불확실성이 증폭됨에 따라 기업들은 막연한 낙관론 대신 실제적인 사업성과 수요를 엄격히 따지며 신중한 투자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AI 관련 투자는 국가와 지역 간의 격차를 심화시키고 있다. IMF는 올해 전 세계 경제 성장의 95%가 단 32개국에 의해 주도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결국 글로벌 기업의 자본을 얼마나 유치하느냐가 각국의 미래 성장 향방을 결정짓는 격동의 시기가 될 전망이다.

대한민국 제조 경쟁력과 앰코의 투자 사례

한국은 여전히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국가다. 자동차, 조선, 반도체 등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강력한 제조업 기반을 보유하고 있으며, 우수한 인재와 혁신적인 연구 역량까지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쟁력 덕분에 지난해 한국의 외국인 투자 신고액은 360억 달러를 돌파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고, 그 흐름은 올해에도 지속되고 있다.

미국 반도체 기업인 앰코(Amkor)의 광주 투자 사례는 이를 잘 보여준다. 앰코는 첨단 패키징 기술에 대한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기존에 계획했던 투자 규모를 3배인 3조 원으로 확대하고 투자 시점도 앞당기기로 했다. 또한 신규 채용 규모도 기존보다 두 배 늘어난 2,000명 수준으로 확정했다. AI 반도체의 핵심 기술인 첨단 패키징 분야의 투자는 지역 산업 기반을 강화하고 청년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투자 유치를 위한 정부의 3대 전략

하지만 과거의 성과가 미래의 투자를 담보하지는 않는다. 앰코와 같은 성공 사례를 전국적으로 확산하려면 기존과는 다른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 단순히 투자를 요청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업이 활동하기 좋은 환경을 선제적으로 조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세 가지 방향의 투자 확대 정책을 추진한다.

첫째, 지역과 AI를 결합한 새로운 투자 기회를 창출한다.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피지컬 AI를 포함한 3대 메가프로젝트를 통해 1,600조 원 규모의 대규모 지역 투자를 이끌어낼 계획이다. '5극 3특 성장 전략'을 활용해 지역별 특화 산업을 육성함으로써 글로벌 기업에 새로운 수요처를 제공하고 국내 산업 생태계 참여를 유도한다. 또한 제조업의 AI 대전환(M.AX)을 통해 국내 제조 현장에 AI 팩토리를 구축하고, 이를 글로벌 AI·로봇 기업들이 기술을 실증하는 무대로 만들 것이다.

둘째,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프라 여건을 선제적으로 구축한다. 7개 권역의 M.AX 클러스터와 RE100 산업단지 조성이 그 핵심이다. 기업이 입지를 선정할 때부터 전력과 용수 같은 필수 인프라는 물론, 전문 인력과 임직원 가족을 위한 주거·교육 환경까지 통합적으로 설계하는 방식이다. 특히 탄소 감축과 안정적인 전력 확보를 동시에 요구하는 글로벌 기업의 수요에 맞춰 재생에너지 공급과 산업 입지를 연계할 방침이다.

셋째, 투자 부담을 낮추고 실행력을 높이는 실천적 조치를 시행한다. 내년부터 대규모 투자를 지원하는 성장 엔진 특별보조금을 도입하고, 비수도권에 투자하는 외국 기업에 대한 현금 지원 강화도 검토 중이다. 아울러 규제 특례와 신속한 인허가를 보장하는 초광역특구법의 조속한 제정을 추진한다. 관계부처와 지방정부, KOTRA가 원팀이 되어 외국 기업의 투자가 실제 착공과 생산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끝까지 지원할 계획이다.

다음 주 개최되는 '인베스트 코리아 서밋 2026'은 변화된 한국의 투자 위상을 세계에 알리는 무대가 될 것이다. 정부는 이번 행사를 통해 새로운 산업과 지역의 성장 기회를 실제 투자로 연결할 방침이다. 단순한 투자 신고액 확대를 넘어, 지역 산업 기반을 넓히고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는 실질적인 성과를 낼 것이다. 기업들이 먼저 찾아오는 '투자하기 좋은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