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 행정의 퇴보와 지원 체계 붕괴 우려

경기도가 아리셀 화재 참사의 여파로 신설했던 이민사회국을 없애기로 결정하면서 거센 비판이 일고 있다. 노동 감독 권한이 지방으로 넘어가는 상황에서 노동 정책 관련 예산까지 줄어들면서 논란이 확산되는 모양새다.

경기도외국인복지센터협의회는 29일 오전 수원 경기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민사회국 폐지 결정을 규탄했다. 이들은 이민 행정의 퇴보를 막고 무너져가는 지원 체계를 바로잡기 위해 즉각적인 중단을 촉구했다.

지난 20일 경기도가 발표한 '민선 9기 조직개편안'에 따르면, 기존의 30개 실국 5담당관 151개 과 체제는 25실국 5담당관 141개 과로 축소 조정된다. 경기도는 부서 간의 칸막이를 없애고 중복 기능을 통합하여 조직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해당 안은 지난 21일부터 26일까지 입법예고 기간을 거쳤으며, 수렴된 의견을 바탕으로 다음 달 경기도 의회에 조례 개정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컨트롤타워 상실과 정책적 모순 지적

이번 개편으로 인해 이민사회국은 성평등가족국으로 통합되어 사라지게 된다. 이민사회국은 지난 6월 발생한 아리셀 화재 참사로 숨진 노동자 23명 중 18명이 이주노동자였던 점을 계기로, 광역 지자체 중 최초로 2024년 7월에 만들어진 부서다.

국내 이주민의 약 3분의 1이 경기도에 살고 있는 현실에서, 급증하는 이주민 정책을 총괄할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반영된 결과였다. 초대 국장인 김원규 변호사는 '경기도 이민사회 종합계획(2025~2027)'을 수립하고, 의정부시에 이민사회통합지원센터를 건립했다. 또한 산업 안전을 위한 쉼터 개선과 미등록 이주배경 아동의 취학 지원, 유학생 지원 강화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이러한 체계가 신설된 지 2년 3개월 만에 해체될 처지에 놓인 것이다.

우다야 라이 이주노동자노조 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아리셀 참사 이후 이주민의 버팀목이 되어준 이민사회국이 왜 쌓아온 성과를 무너뜨리려 하느냐며 호소했다. 김원규 전 이민사회국장 역시 이 조직이 노동, 인권, 의료, 교육, 복지, 체류 등 다양한 과제를 연결하고 31개 시·군의 격차를 줄이는 출발점이었다고 강조하며, 이번 폐지는 행정 개혁이 아닌 책임의 후퇴라고 비판했다. 특히 노동권과 산업 안전을 강조하면서 이주노동자의 권리 구제 통로를 약화시키는 것은 정책적 모순이라는 지적이다.

조직 확대와 예산 축소의 불일치

한편, 기존 노동국은 노동산업국으로 명칭과 규모가 변경된다. 경기도는 170명의 노동감독관을 배치하며 노동 감독 사무의 지방 이양에 대비하고 있으며, 산업 안전 업무를 포함해 노동 정책과 감독을 통합 관리할 계획이다. 하지만 관련 예산이 이전보다 크게 줄어들면서 조직 확대의 실효성이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경기도 노동국 관계자는 내년 예산안이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으나, 도의 긴축 재정 기조로 인해 상당한 수준의 예산 절감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2019년 광역 지자체 최초로 신설된 경기도 노동국은 이번 개편의 중심에 서 있다.